'사건브로커'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광주 북부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이 30일 낮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검찰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가상자산 사기범이 ‘사건 브로커’ 성모(63)씨 사건을 검찰에 제보한 배경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
8일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탁모(45)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탁씨에게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고소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변호인 반대 심문 과정에서 탁씨가 성씨를 검찰에 제보한 배경이 공개됐다.
탁씨 변호인은 고소인에게 질의하는 과정에 “탁씨의 뒤를 봐주는 성씨의 존재를 고소인이 폭로하겠다고 하자, 성씨는 자신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탁씨에게 고소인과의 합의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탁씨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를 종용하는 성씨에 대해 불만을 품고 성씨에 대한 비위를 검찰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탁씨는 2021-2022년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피해자 13명으로부터 비상장 주식 투자금, 가상화폐 투자금 등 명목으로 약 2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는 이런 혐의와 관련해 탁씨가 자신을 ‘코인 투자의 신’이나, ‘차트의 신’ 등으로 행세해 28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증언 등이 나왔다.
또 탁씨가 비트코인 4천개와 22억원 상당 부동산 등을 내세워 투자자들에게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탁씨의 고발로 시작된 ‘사건 브로커’ 성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성씨는 수사 청탁을 대가로 탁씨로부터 18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성씨가 수사·인사 청탁한 전현직 검경 관계자에 대한 후속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