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금리 최저 3.38%…연초부터 대규모 ‘갈아타기’ 예고[머니뭐니]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세가 나타난 데 이어, 막대한 자금 이동이 예상되는 주담대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되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38~5.8%로 집계됐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초(3.82~6.12%)와 비교해 상·하단 각각 0.32%포인트, 0.44%포인트 내린 수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지난해 10월 최저 4.3%대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1%포인트가량 줄어든 상태다.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여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형성에 따른 시장금리 변동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실제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로 작용하는 은행채(5년, AAA)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3.851%로 지난해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10월 26일(4.81%)과 비교해 1%포인트가량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초(4.17%)와 비교해서도 약 0.3%포인트 줄었다.

아울러 이날부터 시행되는 주담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출 비교 플랫폼과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원, 주담대는 10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90조원으로 70%가량을 차지한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갈아타기가 용이해진 만큼, 기존 시행된 신용대출보다 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객 확보’가 다급해진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13~6.78%로 지난달 초(4.58~7.07%)와 비교해 상·하단 각각 0.29%포인트, 0.4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로 작용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3.97%에서 4.0%로 소폭 상승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하며 금리 매력도를 올리고 있다.

서울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이에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인터넷은행과 견줄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파격적인 저금리를 바탕으로 주담대 수요를 흡수한 바 있다.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각각 하단 기준 3.52%, 3.65%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은행(3.48%), 신한은행(3.44%)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3.63%), 하나은행(3.71%)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도 나타나는 만큼, 최근 수요가 높은 고정금리를 중심으로 금리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며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인 금리 수준을 보이는 만큼, 소비자들의 수요도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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