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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 둘 중 한 곳은 ‘2년차(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반등할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주가가 오른 종목 중 절반은 아직 성장성과 사업성을 주목받는 지난해 4분기 상장한 종목들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101개(스팩·재상장·리츠 제외) 종목 중 44개는 공모가 대비 전날 종가가 하락했다.
가장 크게 떨어진 종목은 위암 예후분석 전문기업 노보믹스다. 지난해 4월 상장 후 전날 주가는 공모가(9000원) 대비 71.78%하락한 2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코스닥에 입성한 와인 유통전문기업 나라셀라는 68.65%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주가가 떨어진 상위 10개 중 4개는 바이오주다. 탈모치료제 전문기업 에피바이오텍( -62.03%), 바이오신약 소재 전문기업 바이오텐(-61.34%), 집속초음파 기반 혁신치료 연구·개발 기업 아이엠지티(-50.68%) 주가는 공모가 대비 하락했다. 바이오주는 대표적 성장주지만 금리에 민감한 종목으로 지난해 고금리 여파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자동차·중장비 부품 등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체 삼미금속(-53.05%), 스마트스터디 종합완구회사 가이아코퍼레이션(-46.61%),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씨유박스(-44.67%) 주가가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수의 상장사들은 통상 증시 입성 이듬해에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기업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 시장에서 비교적 냉정한 평가가 나오는 데다, 일반적으로 실적이 우수할 때 상장에 나서기 때문에 2년차에 오는 이익 감소에 주가가 연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머지 57개 종목은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이중 절반(28개)는 4분기 상장 종목들로 아직 사업성과 성장성이 주목받는 시기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상장한 뒤 주가가 297.31% 올랐다. 11월 상장한 이차전지주 에코프로머티는 496.69%, 이차전지 새얼굴로 주목받으며 12월 상장한 LS머트리얼즈 주가는 무려 700% 급등했다. 이차전지 관련 자동차 장비 전문 제조기업 케이엔에스(131.3%), 초고속 인터페이스 IP를 개발하는 퀄리타스반도체(157.65%)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퀄리타스반도체는 AI,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연산에 필요한 초고속 인터커넥트 솔루션인 인터페이스 IP를 제공하는 팹리스”라며 “AI 발달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고 칩과 칩 사이 고속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초고속 인터페이스 IP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분기 성장해 올해 본격 2년차에 접어든 업체들 중 11곳도 주가가 견조하다. 반도체에 특화된 항온항습(일정 공간 공기의 온도 및 습도 유지) 시설, 제품정보 시스템 관리물류 서비스 기업 미래반도체는 전날 주가가 1.92% 하락한 2만2950원에 마쳤으나 상장 대비 282.5% 올랐다. 무선 도청·해킹·불법촬영 탐지 시스템 제조 기업인 지슨도 240% 주가가 뛰었고, 육아가구 전문기업 꿈비도 162.4% 성장했다.
박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미래반도체는) 2024년 매출액 5,584억원(+45% YoY), 영업이익률 3.8%(+1.4%pYoY)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 단기 실적은 소폭 부진할 수 있으나 SET 수요 반등으로 2024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충분히 기대되는 구간이다. 견조한 성장성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지슨의 경우 증권가에서 예상한 목표주가보다 상회하면서 선방하고 있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무선해킹탐지시스템(ALPHA-H)와 상시형 몰카탐지 시스템(ALPHA-C)는 2023년 본격적인 실적을 드러내고 있다”며 “ALPHA-C는 조달청혁신제품으로 지정됐다. 혁신제품 지정시 수요기관에 구매혜택이 제공되는 만큼향후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