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 사장 “수소 수요, 배터리 못지 않을 것…어려운 길 가겠다” [CES 2024]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소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라스베이거스)·김지윤 기자] “향후 수소에 대한 수요는 배터리 못지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20년 전 배터리 전기차가 이렇게 될지 몰랐던 것처럼, 수소를 끈기 있게 가져가 차별화하겠습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CES에서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만3000t에서 2025년 300만t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대규모 수소 수요 창출에 기여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긴다는 포부다.

장 사장은 “300만t 중 자체 수요는 20% 정도로 보고 있다”며 “공장에서 열병합 등에 활용하는 수소 등 내부적인 부분을 비롯해 수소차 판매 등 외부에서 활용되는 부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활용 가능한 모빌리티 산업용 건설, 건축 등을 보고 예상한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장 사장은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높은 광물 의존도 등 한계성을 고려했을 때 수소의 가치가 더 크다고 봤다.

수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 및 활용이 가능하고, 다른 에너지원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로 저장, 수송에 용이하다. 또 특정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원으로 꼽힌다.

장 사장은 “그룹사와 같이 힘을 다해 전체적인 수요를 증대하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광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기술 에너지가 중요하다”며 “모빌리티 회사가 한 단계 더 뛰어넘는 기술 에너지를 갖고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전사적 힘을 합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대차는 수소 에너지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HTWO 그리드(Grid) 솔루션’도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종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25년 넘게 이어온 수소 에너지 기술 투자를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이미 여러 제휴 요청이 오고 있고, 우리 정부에서도 힘껏 지원해 주고 있다”며 “수소가 어렵지만, 언젠가는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하기 때문에 손실이 크지만 사명감을 갖고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정부와도 다양한 수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장 사장은 “미국에서 오클랜드항을 친환경 항만으로 만들겠다고 해서 수소차, 수소 트럭 등을 공급했고, 조지아주와는 친환경 수소 물류 구현을 위해 수소충전소를 건립 중”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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