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9일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는 부처 간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6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의 해안마을.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방부는 북한의 잇단 서북도서 일대 포사격으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지상과 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 무효화에도 불구하고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는 부처 간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로 전방 지역 비행금지구역이 무력화된 데 이어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시범철수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 지상과 해상 완충구역 등이 백지화됐지만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는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합의는 국회 비준을 받지 않았지만 정상 간 공동선언의 부속문서로 통일부 ‘법령’에 준하는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조율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제도적으로도 전면 파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대통령이 전부 또는 일부 효력을 정지시킬 수는 있지만 전면 파기는 남북관계발전법이나 9·19 합의에 마땅한 근거가 없다.
단지 남북이 모두 파기를 선언할 경우 자동으로 파기된다는 정치적 해석은 있다.
이와 함께 군은 그동안 9·19 군사합의에 따라 중단했던 지상과 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에서 사격과 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전 대변인은 이와 관련 “9·19 군사합의로 군사분계선(MDL) 5㎞ 이내에서 대규모 연대급 기동훈련이나 포병사격훈련, 또 해상훈련 등이 제한받았던 부분이 있어 전방부대가 접적지역에서 대비태세를 갖추는 데 다소 제한됐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해소가 이뤄지고 각 부대별로도 보다 나은 여건에서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체적인 훈련 책임은 각 군에 부여돼있는데 각 군 제대별 연간 훈련계획과 부대 운영 여건, 전투근무지원 역량 등을 고려해 각 군이 필요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해 시행해나갈 것”이라면서 “육·해·공군 합동훈련 등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가 필요한 지침을 내려야 할 부분은 앞으로 각 군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다만 “현재 문서로 국방부나 합참이 각 군에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