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피스부동산 부채 1조5천억달러 상환시기 ‘눈앞’…경기침체 뇌관되나

오피스부동산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빌딩[adobestock]

미국 오피스 부동산의 부채규모가 최대 1조 5천억달러까지 불어나는 데다 올 연말까지 상환해야하는 규모도 1170억달러에 달해 경기 침체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모기지 은행협회(MBA)의 최근 집계 결과 올해 연말 상환 또는 재융자 시기가 닥친 오피스 부동산 규모가 1170억달러에 달하며,대상을 향후 2년간으로 확대할 경우 무려 1조 5000억달러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부동산의 절대 다수가 현재의 모기지 금리(약 5.5%) 대비 절반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던 10여년 전에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0여년 사이 상업용 부동산의 모기지 금리가 약 2배 가량 오른 반면 그 가치는 30% 이상 하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수의 매물이 부실 처리될 것”이라며 “부실 매물이 증가하면 투자자들은 물론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비율이 높은 중소 은행들의 손실도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한 랜드마크인 시그램빌딩만 해도 지난 2012년 기준 7억 6000만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받았는데 이를 제대로 상환하려면 연간 최소 7400만달러의 수익이 필요하다. 부채 대비 최소 9% 정도의 수익이 나와야만 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빌딩이 창출한 수익을 계산하면 2018년 6900만달러가 최고였고 2022년에는 단 2700만달러로 기준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모기지 업계에서는 현재 미 오피스 부동산 대출의 약 40%는 깡통매물이며, 605개 대형 빌딩 중 224개는 부채로 인한 차압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지역별 부채 상황을 보면 뉴욕 맨해튼이 98억달러로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35억달러의 샌프란시스코 , 21억달러의 시카고, 18억달러의 LA, 그리고 11억달러의 휴스턴이 그 뒤를 이었다. 샌프란시스코를 제외한 캘리포니아 도시 중에서는 IT 기업이 밀집한 서니베일( 8억달러)과 미디어기업 중심지 버뱅크 (7억달러), 그리고 북가주 산타클라라(3억달러)의 부채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재융자 시기 돌아오는 대형 매물을 분류해도 뉴욕 맨해튼이 40여개로 최대였고, 휴스턴 (20), LA (19), 샌프란시스코 (18), 서니베일, 시카고 (각 10), 사우스 필드 (8), 댈러스, 오스틴 (각 7), 그리고 워싱턴 DC( 6)등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연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채무자들이 상환 불능상태에 빠지면 미국에서만 약 300여개에 달하는 중소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현재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연체율이 1.5%(미 연방예금공사 FDIC 집계 기준)선으로 지난 리만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웰스파고와 같은 대형 은행들이 상환에 문제가 없는 매물들마저 저가에 처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설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 빌딩 매니지 업체 관계자들은 ” 부동산 가치가 계속 급락하며 공실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시장의 대대적인 재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구 밀집 지역에서 부실 처리되는 건물의 ;경우 용도 변경에 따라 주상복합 등으로 재개발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시 외곽 지역에 위치한 매물들은 말 그대로 좀비 매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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