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불합격자 40%↑ ‘안과 굴절률’ 때문…공군 올해부터 기준 대폭 완화

공군이 10일 공군사관생도와 조종장학생 등을 선발하는 신체검사 항목 중 ‘안과 굴절률’ 기준을 올해부터 대폭 낮춘다고 밝혔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자동시력측정기'를 통해 굴절률을 검사하는 모습.[공군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공군이 공군사관생도와 조종장학생 등을 선발하는 신체검사 항목 중 ‘안과 굴절률’ 기준을 올해부터 대폭 낮춘다.

최근 3년간 공군사관생도 선발에서 1차와 2차 시험을 모두 통과했지만 최종 불합격한 지원자 중 약 40% 이상이 굴절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불합격했는데 이번 기준 완화로 올해부터는 이 같은 사례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군은 10일 “기존 조종사 선발을 위한 신체검사 시 굴절률 기준은 ‘–5.50D(디옵터) 또는 +5.5D이하’였지만 올해부터는 ‘–6.50D 또는 +3.00D이하’로 완화했다”고 밝혔다.

굴절률은 수정체를 통과하는 빛이 굴절되는 정도를 말한다.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적절하게 굴절돼 망막 위에 상이 맺힐 때 정확하게 사물을 볼 수 있는데, 굴절 이상이 발생하면 원시나 근시, 난시 등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굴절률은 조도에 따른 빛의 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3차원 공간에서 항공기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확히 인지하고 야간이나 새벽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 비행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위성항법장치와 장거리 탐지레이다 등 항공기술 발전으로 시계비행의 중요도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를 신속·정확히 판독해야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설정해 적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공군은 “지난 10년간 시력교정술을 받은 조종사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굴절률이 좋지 않은 사람도 시력교정술을 통해 충분히 전투조종사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수술 후 부작용이 없는 범위까지 굴절률 기준을 완하히기로 했다”고 기준 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굴절률 완화 검토과정에서 항공우주의학회와 대한안과의사회 등 항공의학 분야 민간 학회의 의견도 적극 수렴했다”며 “최신 안과수술의 발전 양상과 안과 분야 최신논문 경향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공군은 지난 2013년부터 라식, 광굴절각막절제술과 같은 시력 교정술을 이미 받았거나 해당 시술을 통해 시력이 교정될 수 있는 사람들도 조종사로 복무가 가능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이우영(대령) 공군본부 의무실장은 “공군의 축적된 항공의학 연구 데이터와 해외 연구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해 굴절률 기준을 완화하게 됐다”며 “굴절률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지원자들에게 기회의 창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완화된 굴절률 기준은 올해 공군사관생도와 조종장학생 선발 신체검사부터 적용된다.

모집전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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