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슴 달린 인형” 저질 농담…‘바비’ 배우 정색, 순식간에 싸늘해진 현장

마고 로비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진행에 나선 코미디언 조 코이(53)의 저질스러운 농담이 도마에 올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진행을 맡게 된 코이는 이날 오프닝에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비교했다.

코이는 먼저 “‘오펜하이머’와 ‘바비’는 박스오피스 흥행상을 두고 경쟁한다”며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한 721쪽짜리 퓰리처 수상작을 토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었다. 코이는 “‘바비’는 가슴 큰 플라스틱 인형으로 만든 영화”라는 성차별적 농담을 던진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는 ‘바비’를 좋게 관람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 플라스틱 인형에 끌리는 건 이상하긴 하다”고 했다.

코이의 이러한 말에 ‘바비’의 주연으로 나선 배우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은 불편해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화면에 잡힌 배우 에마 스톤, 설리나 고메즈 등도 찡그리거나 이마를 짚었다.

시상식에 함께 했던 니콜 스펄링 뉴욕타임스 기자는 “청중이 이렇게 빨리 진행자에게 항의하는 건 처음”이라며 “한 유명 감독은 ‘재앙적’이라고 했다”고 했다.

주요 외신들도 코이의 발언을 비판했다. 미국 타임지는 “성가시고, 논쟁적이고,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는 농담”이라며 “(이 농담이)영화가 직면한 근본적 성차별을 의도치 않게 드러냈다”고 저격했다.

영화 ‘바비’는 전형적 미의 기준을 상징하던 바비 인형을 재해석해 다양한 여성관을 내보인 작품이다. 주인공 바비가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영화 바비 스틸컷]

‘바비’는 매출액 15억달러(약 1조9000억원) 돌파하는 등 지난해 세계적 흥행작으로 꼽혔다. 골든글로브상에서도 가장 많은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박스오피스 흥행상과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파장이 커지자 코이는 대본을 촉박하게 쓴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는 미국 ABC방송에서 “대본 작성 시간이 열흘밖에 되지 않는 초단기 코스였다”며 “(비난에)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여전히 나는 내 퍼포먼스를 사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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