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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난항이 예상됐던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전날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채권단도 화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1차 채권단협의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워크아웃이 사실상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일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의한다. 산은은 이 협의회에서 채권단과 함께 채권행사 유예 여부 및 PF 사업장 관리 기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워크아웃은 협의회에서 채권단의 신용공여액 기준 75% 이상이 찬성해야 개시될 수 있다. 지난 8일까지는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네 가지 기본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채권단 3/4 이상이 워크아웃을 동의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날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에 유보됐던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을 입금하고, 윤 회장이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채권단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구안으로 거론됐던 ‘지주사 지분 담보 제공’이 거론되자 냉랭했던 채권단도 워크아웃 개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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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태영건설이 산은에 제출한 채권자 명단을 살펴보면, 직접차입금과 PF보증채무 잔액을 기준으로 산은을 포함한 은행권의 의결권은 약 33%다. 은행뿐 아니라 KDB·IBK·KB·신한·하나·우리·NH·BNK·DGB·JB·Sh수협 등 국내 은행계열 금융지주의 모든 계열사를 포함하면 채권 잔액이 46%로 집계된다.
여기에 건설공제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민연금 등의 의결권이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을 구성하는 그외 주체가 지역신협·농협·새마을금고, 그리고 증권·보험계열 지주사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금융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채권자 비중이 무난히 75%를 넘기는 셈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이 사실상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 측이 티와이홀딩스지분과 SBS지분 담보 제공은 자금 유동성 해소 여부와 PF 사업장 실사 결과에 따라 이뤄질 거란 조건을 달기는 했다”면서도 “실무자들 사이에선 그 정도 수준이면 워크아웃은 완성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산은 역시 전날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 개선계획 수립 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인 바, 계열주가 이날(9일) 발표한 방안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태영건설은 협의회 전날인 이날까지 채권단을 만나 워크아웃 동의 설득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이 5대 은행 및 기업은행을 소집해 태영그룹 추가 자구안에 대해 논의하는 가운데 태영그룹 관계자가 동참해 자구안의 진정성을 호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