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9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차세대 전기차 구동장치인 ‘e코너시스템’이 탑재된 실증차 ‘모비온’을 공개했다.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모비온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실증차 ‘모비온(MOBION)’을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24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현장은 모비온에 탑승해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비온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즉시 수주가 가능한 핵심기술을 실차 형태로 구현한 자동차로, ‘현대모비스’와 시작을 뜻하는 영어단어 ‘온(ON)’의 합성어다. 이전까지는 콘셉트카를 만들어 대중·고객사와 소통했지만 그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실제 자동차를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움직임의 재정의’(Redefining Movement)라는 주제로 전시장을 꾸미면서, 다양한 핵심기술을 소개했다. 부스를 모비온을 탑승할 수 있는 퍼블릭존과 고객사를 초청해 핵심기술을 알리는 프라이빗존으로 나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사장)와 본사 영업담당, 북미 고객사 전담 인력이 총출동해 ‘현장 세일즈’에 매진했다.
대표적인 기술은 ‘움직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 e코너시스템이다. 전기차의 구동력을 담당하는 인휠(In-Wheel)을 포함한 네 가지 기술을 집어넣어, 크랩주행과 대각선주행, 제자리 회전 등이 가능하려면 네 바퀴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앞바퀴는 시옷(ㅅ)자 모양으로, 뒷바퀴는 반대방향(V)으로 정렬하면 제자리에서 차량을 180도 회전도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모비스는 인휠에 제동과 조향, 서스펜션 기능까지 통합해 e코너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기능을 통합하는 고난도의 제어기술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일반도로에서 e코너시스템 주행에 성공했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랩장(상무)은 “인휠은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한 개의 대형 구동모터 대신 총 4개의 소형모터를 바퀴 안에 넣은 기술로, 각 바퀴가 독자적인 힘이 생기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승환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섹터장(상무)도 “e코너시스템은 기계 장치들의 물리적인 연결도 줄여 차량 설계에 유리하다”면서 “당장은 승용차 시장보단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중심으로 먼저 적용될 전망” 이라고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자율주행 센서’와 ‘램프기술’,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도 공개됐다. 우선 자율주행 센서는 총 3개의 라이다를 탑재한 아이템이다. 좌우 헤드램프 위치에는 두 개의 근거리 라이다를, 전면 중앙에는 장거리 라이다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익스테리어 라이팅(Exterior Lighting)이라고 이름 붙인 램프와 디스플레이 기능도 대거 도입했다. 전면 범퍼 위치에 장착한 LED로 안전과 디자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는 홀로그램 광학소자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기술로, 투명 패널에 선명한 영상을 투사할 수 있어 운전자들에게 탁 트인 공간감과 개방감이 장점이다. 노면 조사 기능도 새롭게 선보였다. e코너시스템 덕분에 평행주행이 가능해져 주행방향을 추가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모비온 주변 360도 바닥에 진행방향을 투영하거나, 보행자를 발견하면 횡단보도 줄무늬도 생성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