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반도체 견제 수위 높이는 美…오픈소스 기술도 규제 논의

중국 상하이의 한 빌딩 앞에 미국과 중국의 국기가 함께 걸려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반도체 등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견제해 온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견제해온 미국이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소스’ 기술까지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하원 중국특위가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이 ‘RISC-V’를 사용할 수 없도록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RISC-V는 미국 UC 버클리가 내놓은 오픈소스 명령어 집합으로, 개발자들은 RISC-V를 이용해 반도체가 특정 명령어에서 약속된 작동을 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RISC-V는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사용되는 영국의 반도체회사 ARM의 명령어 집합과는 달리 무료로 공개됐으며,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의 4000개 업체가 RISC-V 진영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중국의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도 포함돼 있다.

미 하원 특위는 중국 업체들이 RISC-V를 이용해 성능이 뛰어난 반도체를 개발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통제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중국특위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중국은 이미 RISC-V를 통해 반도체 기술 통제를 우회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이 RISC-V 기술을 연구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픈소스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는 전례가 없는 데다, 이를 규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RISC-V는 온라인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명령어 집합이기 때문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반도체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것처럼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스타트업인 에스페란토 테크놀로지의 데이브 디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중국이 영어로 된 논문을 읽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영어를 금지하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바보 같은 논의”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