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올해 10조 투자…M&A 결과 연내 나올 것”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민지 기자] “올해는 본격 ‘엑셀러레이터(가속 페달)’를 밟는 해가 될 것입니다. LG전자가 B2B 영역의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는데, 올해 1~2개 정도는 시장에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조주완 LG전자 사장)

LG전자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투자로 올해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한다. 전년 대비 2배 확대한 규모로, B2B(기업간거래) 영역과 웹(web)OS 플랫폼 등 고수익 사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메타버스 등 신기술도 대상이다. 성장기회 모색을 위한 M&A, 파트너십 등 성과도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10조 중 2조는 M&A 등 전략 투자”=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시장을 찾고 새 사업 방식을 적용하고,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어서 2030년 이전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과 함께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이상)’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조 사장은 이를 위해 신규투자와 R&D(연구개발) 등 미래 경쟁력 강화에 올해 10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1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 기자간담회가 처음이다. 투자 대상은 ▷B2B 사업, 웹OS 플랫폼 사업 등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 ▷전기차 충전, 로봇, 메타버스 등 신사업 유망 영역 ▷AI, MR, 메타버스 등이 될 예정이다.

이삼수 전략책임자(CSO)는 “올해 R&D 투자에 약 4조5000억원 정도, 해외 공장을 포함한 시설투자에 약 3조5000억원, 전략적 M&A를 위한 투자에 나머지 2조원을 상정해놓고 있다”며 “혼자 힘만으로 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M&A, JV(조인트벤처), 파트너십 등 여러가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M&A나 파트너십 성과는 이르면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조 사장은 “M&A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B2B와 신규 사업 영역 쪽일 거 같고, 올해 한 두개 정도는 시장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주완(왼쪽 네번째)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0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손에 잡히는 AI에 초점…로봇 구독 모델 검토”=다가온 AI 시대에서 LG전자 AI 만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실제 생활에서 정말 손에 잡히는 탠저블(tangible)한 혜택을 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 AI 시대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홈을 뛰어넘는 모빌리티·커머셜·버추얼(가상) 등 모든 공간에서 LG전자의 AI가 삶을 풍부하게 만들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만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사장은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했다.

신사업 중 하나인 로봇은 연내 출시되는 가사도우미 AI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이하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향후 확장한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연내 에이전트를 시장에 낼 것이고 내년 초에 본격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객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독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약 2년 전부터 스마트홈 시대가 왔을 때 집 안에 이동성을 갖는 무엇인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며 “이족 보행 형태의 폼팩터를 갖추고 고객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연구를 했고, 이번 에이전트는 그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로봇이 집사, 튜터, 반려로봇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XR(혼합현실)을 포함한 메타버스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재로 인한 퍼스널 디바이스 분야에서의 공백을 PC를 필두로 한 XR·MR 관련 분야로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류재철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XR 사업을 HE 본부 산하에 신설해 파트너십을 통한 XR 사업 기회를 확보해나가고 있다”며 “퍼스널 디바이스 분야에서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PC·오디오 제품군과 더불어서 XR·MR 관련 기기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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