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상장이 완료되는 12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 작업이 최종 마무리된다. 합병이란 목표 지점을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가능성이란 호재까지 겹치며 단기 급등세를 보였던 셀트리온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른 조정세를 겪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가에선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통합 셀트리온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향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는 작업은 12일 신주 상장을 끝으로 최종 마무리된다.
통합 셀트리온을 향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지난해 8월 17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합병 작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통합 셀트리온 작업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순항했다.
첫 관문인 지난해 10월 23일 합병 관련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합병 찬성율은 97.04%에 이르렀다. 마지막 관문인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산)는 약 79억원으로 총 합병 반대 표시 주식 수의 0.19%에 불과했다.
셀트리온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셀트리온은 전체 발행 주식 2억2029만520주의 1.05%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230만9813주에 대한 소각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번 주식 소각으로 셀트리온 발행 주식 총수는 2억1798만707주로 감소할 예정이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작년에만 약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으며, 1주당 500원씩 총 1037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한 바도 있다.
통합 셀트리온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일단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모양새다.
서 회장의 합병 작업 선언이 있던 지난해 8월 17일(14만5700원)과 비교하면 41.73%, 합병을 위한 임시 주총이 열렸던 지난해 10월 23일(14만2200원) 대비론 45.22%나 오른 수치다.
셀트리온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장중 24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신주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점은 주의할 점으로 꼽힌다. 미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론’과 관련한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는 점도 통합 셀트리온에 대한 투심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다.
일각에선 통합 셀트리온의 성과에 대해 주목하면서 급등한 주가에 대한 조정장세 가능성을 두고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셀트리온에 대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1만7692원으로, 지난 2일 기록했던 주가보다 낮은 상황이다.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고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하나증권의 경우, 합병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조사분석(커버리지)을 제외하고 목표주가 제시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 급등은 설명하기 어렵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밸류에이션 평가를 진행해 목표주가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나 향후 펀더멘털(기초 체력) 이슈에 따라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이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셀트리온이 제시한 올해 목표 매출액 3조5000억원 달성 여부가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증권사들 간에도 갈리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2024년 셀트리온의 예상 매출액을 3조6679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3조3674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630억원), KB증권(2조6919억원) 등은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 내다봤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