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앞줄 왼쪽 첫번째) 한진그룹 회장, 이웅열(앞줄 왼쪽 두번째)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조현준(앞줄 왼쪽 네번째 )효성그룹 회장, 신동빈(앞줄 왼쪽 다섯번째) 롯데그룹 회장, 김윤(앞줄 왼쪽 여섯번째)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앞줄 왼쪽 여덟번째) 한경협 회장 등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미국을 포함한 한·미·일 3국 경제협력체 신설을 추진한다. 아울러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노력하기로 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한·일 상호 수출규제가 완전히 해소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양국 경제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에선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 기업인 15명이, 일본에선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기업인 14명이 참석했다.
류진 회장은 개회사에서 인공지능,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차세대 기술분야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또한 “양국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인적교류가 상호 수출규제 이전인 2018년 수준(1000만명)을 넘어 15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양국이 자유롭고 열린 국제경제 질서 재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공동성명서에는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협력 등 에너지협력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산업계 인재육성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상 등을 중심으로 양국이 상호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류진(왼쪽 세번째) 한경협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30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경협 제공] |
양측은 특히 한·미·일 3자 경제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앞으로 있을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계해 3국 경제계가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를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일 양국의 주요 경제·안보 파트너인 미국과 함께 3국 경제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일 경제계가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공동성명서에 명시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한일재계회의 출범 이래 양측 경제계가 한국 CPTPP 가입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공동성명서에 담긴 것은 처음”이라며 “작년부터 이어온 한·일 관계 호전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일 스타트업 육성 및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양국 경제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경협과 경단련은 올해 상반기 일본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포럼을 통해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유망 스타트업의 사업 설명과 일본 대기업과의 사업 협력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탄소중립,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현안 해결을 위해 한·일 기업 간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개발 추진, 외국인력 유치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편, 다음 회의(제31회 한일재계회의)는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한·일 양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