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2023년 한해는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격변기였다.
20년만에 100조원 시대를 맞이한데 이어 무서운 속도로 120조원까지 불어났다. 빠른 성장세는 상품군이 확대되며,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 주효했다. 2022년말 666개였던 ETF는 1년간 140여개 상품이 신규 상장하며 812개로 증가했다.
800개가 넘는 ETF들의 지난 한해 성과는 어떠할까. 지난해는 연초부터 챗GPT로 고조된 인공지능(AI) 시장의 수혜로 반도체가 주목받으며 글로벌 반도체 투자 ETF가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812개 ETF 중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가 연간 수익률 173.8%로 1위를 차지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는 그래픽카드 설계 전문업체로 GPU 1위 기업 ‘Nvidia(엔비디아)’와 1, 2세대 이동통신 기술 CDMA를 개발한 통신칩 대표기업 ‘Qualcomm(퀄컴)’, CPU를 주력 사업으로 반도체 직접 설계 및 생산능력을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 ‘Intel(인텔)’, 대만의 세계 최대 규모 파운드리 업체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30종목이 포함돼 있다.
AI 최대 수혜주로 꼽힌 엔비디아가 지난해 238.9% 상승하며 글로벌 반도체 종목의 상승을 주도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23년 한해 64.9% 상승하며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지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선임매니저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대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라며 “투자자들은 국내 최대 글로벌 반도체 ETF인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ETF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를 통해 국내에서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에 이어 2023년 ETF 수익률 2위는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가 차지했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대표지수인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ETF는 지난 한해 동안 140.5%의 우수한 수익률을 거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등락을 반복하는 지수의 단기 매매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등의 추이를 고려해보면 장기적으로 유망한 지수의 레버리지 ETF에 대한 장기 투자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상장된 해외 투자 레버리지 ETF는 역외 ETF 투자에 비해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일반 계좌에서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를 투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시 합산 대상이 되고 배당소득세 15.4%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미국에 상장된 동일지수 추종 3배 레버리지 ‘Direxion Dly Semiconductor Bull 3X ETF(SOXL)’에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 발생 시 양도차액에 22% 세율이 부과된다. 또한 국내 상장 해외 투자 ETF는 중개형 ISA를 통해 투자하면 계좌 해지 시 손익을 합산한 순수익에 대해 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 기본공제 후 9.9% 저율 분리과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