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3개월 만에 반등…연준 인사들 “3월 금리인하 이르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소비자물가가 지난 12월에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시기상조’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CPI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3.2%)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도 0.3% 올라 예상치(0.2%)를 웃돌았다.

CPI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3개월 만이다. 8~9월 3.7%로 보합세를 보였던 CPI는 10월 3.2%, 11월 3.1%로 하락하며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였지만 지난해 12월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시장을 실망시켰다.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근원CPI(에너지·식품 제외)는 전년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3% 각각 올랐다. 시장 예상치를 각각 0.1%포인트 넘어선 결과다. 근원CPI는 팬데믹 이후 물가가 치솟은 이후 처음으로 4%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연준 정책 목표치인 2%의 2배 가까이 된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부문은 전년 대비 6.2% 상승한 주거비다. 노동부에 따르면 주거비는 평균 가계 예산의 가장 큰 부분으로 2022년 12월 이후 CPI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또한 이 기간 눈에 띄는 인상 폭을 보인 항목은 자동차 보험으로 1년 새 20.3%나 상승했다.

반면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결되고 소비자의 수요가 수그러들면서 생활가전과 의류 등 일반적인 상품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스콘 앤더슨 BMO캐피털 마켓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려할 점은 상품과 에너지 가격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며 주택이나 대부분의 서비스 요소에서 인플레이션이 의미있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연준이 2% 물가상승률을 향한 지속가능한 여정을 끝내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스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과 스튜어트 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달 간 가격 압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됐던 핵심 상품의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됐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임대료 상승 억제 이상의 요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점이 확인되자 연준 관리들은 일제히 3월 금리 인하 시작 가능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올해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2월 CPI 보고서는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3월에는 아마도 더 많은 (인플레이션 하락) 증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은 너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주 또는 몇달 동안 데이터가 추가로 나오는데 우리의 손을 묶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며 “1월에 3월, 6월에 있을 결정을 미리 내릴 필요가 없다”며 3월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상보다 높은 CPI 상승률에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엣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장보다 15.29포인트(0.04%) 오른 3만7711.0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21포인트(0.07%) 떨어진 4780.24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보합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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