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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여섯번째 회의에서도 처장 후보 2명을 선정하지 못하면서 지휘부 공백이 사실상 현실로 다가왔다. 그렇지 않아도 논란이 일고 있는 공수처 수사력이 더욱 힘이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주 6차 회의를 열었으나, 천대엽 대법관으로 법원행정처장이 바뀌는 15일 이후 새 회의를 열자는 공감대만 확인한 채 다음 회의 날짜도 정하지 못하고 1시간만에 종료됐다.
추천위는 지난해 11월 8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여섯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8명의 후보군 중 누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할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종 후보자 2명 가운데 1명은 오동운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로 낙점했으나, 나머지 1명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는 여야 추천 위원 각 2명, 법무부 장관(대행),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천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부임해 위원들의 인적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조만간 후보 추천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 나오지만, 추천위가 최종 후보 2명을 추린 뒤에도 대통령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정 기간 수장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당시 김진욱 처장이 추천위에서 최종 2인으로 선정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안을 재가받는 데까지 24일이 걸렸다. 김진욱 처장은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고, 김 처장을 대행할 여운국 공수처 차장마저 28일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0월 처·차장 임기 만료시 인사위원 중 최장기간 재직한 자가 처장 직무대행을 맡도록 내부 규정을 바꿨다. 이에 따라 새 처장이 임명될 때까지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차장 대행을 동시에 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등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 동력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 이번주 공수처 1호 기소 사안(김형준 전 부장검사)은 항소심 역시 무죄로 선고 나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공수처는 수사력 부족에 대한 비판, 인력 유출, 조직 내홍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
공수처가 2021년 1월 출범 이후 직접 공소 제기한 사건은 3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건 5건에 그친다. 출범 이후 다섯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특히 공수처 1기 검사 13명 중 남아 있는 사람은 2명뿐이며, 지난해 11월에는 현직 부장검사가 언론에 지휘부를 비판하는 글을 실어 여 차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해당 부장검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내홍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