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 용퇴…새 수장 맞는 DGB 시중은행 전환 ‘급물살’ 타나

뇌물 관련 혐의에 무죄를 받은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했다. [DGB금융지주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사법리스크 해소에도 용퇴를 결심하면서, 차기 수장 인선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주요 과제에 관심이 몰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용퇴 의사를 전했다. 김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돌연 용퇴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취임해 그룹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도 추진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만 김 회장은 1954년생, 만 69세로 DGB금융 내규상 회장 연령인 만 67세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연임에 나서려면 정관을 변경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을 비롯한 금융권 안팎의 부정적인 평가를 의식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DGB대구은행 제공]

이에 지난해 9월 25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장 선임 절차를 추가 변화 없이 이행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3월 주주총회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일정이 더 당겨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다음주 중으로 1차 후보군을 확정하고,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오는 2월 말 최종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황병우 대구은행장,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등이 내부 출신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에선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위해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기존 은행업 라이선스를 두되 변경 인가를 내는 방식으로 법령해석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선 대구은행이 자본금과 금산분리 원칙 등 요건을 충족한 만큼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시중은행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업 인가는 예비 인가 신청, 예비인가 심사, 예비인가, 인가 신청, 인가심사, 실지조사, 최종 인가 순으로 진행된다.

다만 아직 대구은행은 인가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관계자는 “시중은행전환 전담팀(TFT)에서 사업계획서를 세밀히 작성 중에 있으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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