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 용인서 벌어진 가짜뉴스 생태계…중앙지 기자의 오보→정치권 이용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1.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던진 한 기자가 해당 지자체장이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통합가능’이라고 썼다. 악마의 편집 수준도 뛰어넘어 소설같은 창작을 쓰는 ‘이상한 기자’에 이상일 용인시장이 정면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비난했다. 그는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베끼다시피 기사를 쓴 언론사도 있던데 이는 무책임한 것 행위”라고 일갈했다.

#2.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중앙일보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을 역임한 정통 기자출신이다. 타 지자체장보다 경력 대부분이 기자였기 때문에 기사를 보는 예리한 시각(예각)과 전달 목적, 배경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언론계 ‘고수다 . 이 시장은 무책임한 언론때문에 피해가 발생할 수있다고 늘 경고했다. 수백명의 기자의 신년기자회가 끝나고 방송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앙지 A사 기자가 이상일 시장에게 질문을 했다. 들었는데도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이 언론사에 이 시장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한다. 기자 수준의 문제이다. 제목을 미리 정해놓고 답변은 도려낸채 기사를 쓰면 창작소설도 아닌 쓰레기 기사가 된다. 이러니 기자들이 도매급으로 기레기 기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3.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른바 '메가시티' 문제와 관련해 "용인특례시가 서울과 통합할 가능성이 없으며, 용인·수원·성남 통합도 불가능하다"면서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 기자가 묻길래 이같이 말했는데 기자가 '용인·수원·성남 통합 가능'이라고 써서 기사 제목 등을 바꾸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200여명의 기자가 참석한 신년기자회가 끝나고 방송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앙지 A사 기자가 다가와 이상일 시장에게 질문을 했다. 이 시장은 "당시 질문을 받고 '만약 용인·수원·성남이 합쳐진다면 대단한 메가시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각 도시가 각자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그런데 해당 기자는 녹음을 하고서도 앞줄만 인용하면서 '통합 가능'이라고 썼는데 이는 답변과 정반대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그 기자의 기사를 보고 전화를 걸어 '통합 가능'이 아니라 '통합 불가능'이라고 했으니 기사 제목과 내용을 바꾸라고 주문했더니 제목을 '가능'에서 '상상'으로 고치고 내용도 약간 수정했더라"라며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용인특례시는 인구와 산업 등 여러 측면에서 광역시로 가는 여정에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용인 발전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 이상일 시장의 분노는 여기에 그치지않는다. 이 시장은 "문제의 기사에 언급된 '용인·이천·안성·오산 통합'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만약 그렇게 합친다면 역시 메가시티가 되는 것이지만 그런 통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며 "기사를 용인특례시장이 메가시티 전략을 밝혔다는 식으로 썼던데 메가시티와 관련된 전략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으며, 질문에 답할 때 '전략'이란 말도 쓴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은 "문제의 기사 끝부분에 '통합이 가능하지 않다. 헌법을 고치는 것보다 어렵다. 용인은 용인의 일을 잘하겠다. 특례시 권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대목이 나오는 데 그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내 입장을 잘못 전달한 기사를 보고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베끼다시피 기사를 쓴 언론사도 있던데 이는 무책임한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문제의 기사를 가지고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해당 기사를 일부 수정했지만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오해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불필요한 논란도 일 수 있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통해 분명한 입장을 확인차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혁 예비후보 페북 캡처.

#5.이런 엉터리 최초 보도에 정치권이 개입했다. 최초 기자 작성 중앙지 기자는 기사를 수정했다. 문제는 이 수정된 기사가 정치권에서 이용됐다. 11일 최초보도한 이날 정치권은 꿈틀댔다.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김준혁(수원 정출마·민주) 예비후보는 이 기사를 보고 11일 “이상일 용인시장은 수원·용인·성남 통합안 철회하고 경기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사과과 일 조차 없는데 사과하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최근 경기도의 무용론을 주장하며 용인, 성남, 수원을 통합해 메가시티를 만들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시절 주장했던 행정구역 개편안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두 지자체의 견해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이슈화를 시켜 오로지 용인시민들에게 인기를 얻어보겠다는 얄팍한 정치 상술로 보인다. 이 시장은 “1993년부터 광역도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 사람으로서, 전국을 70개 정도의 시로 재편하면 지역 패권주의나 지역감정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는데, 경기도를 배제한 상태에서 용인시의 성장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전통사회에서도 수원과 용인, 성남은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었다. 과거 수원이란 지역은 현재의 수원시, 화성시, 오산시, 평택 안중지역이 하나의 통합된 지역이었다. 무려 천여 년 가까이 동일한 지역이었고 1949년 8월 14일까지 하나의 행정구역이었다. 이에 반해 용인은 용구현과 처인현이 합쳐져 용인이 됐고, 행정구역상 성남과도 전혀 다른 곳이었다. 성남은 광주목에 속한 지역으로 광주시, 하남, 남양주가 하나의 행정구역이었다. 따라서 굳이 성남이 타 지자체와 통합하려면 용인과의 통합이 아니라 광주시, 하남시, 남양주시와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과거 선조들이 행정구역을 나눌 때에는 역사, 지리, 교통, 문화풍토 등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나름대로 구분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전혀 고려치 않고 정부와 여당의 몰상식한 서울편입이 이슈화가 되자 용인특례시장은 별안간 용인과 수원, 성남을 합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얼마전 정부와 국민의힘은 오로지 이번 총선을 이기기 위해 ‘김포 서울 편입’억지성 이슈를 꺼내들었지만 대다수 국민의 반대가 커지자 슬그머니 목소리를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게 수원, 용인, 성남 지역을 합쳐 메가시티로 만들자는 발언은 역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페북에 올렸다. 엉터리 기사를 받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팩트체크 없이 한 정치인은 선조 운운에 역사성을 가미해 팩트 확인된 안된 신문기사를 인용했다. 게다가 이상일 시장에게 사과까지 요구했다. 이상일 시장은 황당하다. 기사는 반드시 팩트체크가 기본이고. 사실과 달리 추정을 하면 안된다. 제목도 소설같은 판타지는 안된다. 오로지 팩트뿐이다. 정치권도 황망하다. 기사자체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으름장을 놓아야지, 무작정 이상일 시장에게 사과하라는 김준혁 후보는 오히려 이상일 시장에게 반드시 사과하고 정정 페북글을 올려야한다. 이런 한심한 작태가 경기도에서 벌어진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