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 앞서 회의장 밖에서 지지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부산)=박상현 기자] “젊고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검찰 출신이 요직에 앉아 100% 검찰 공화국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찾은 지난 10~11일. 한 위원장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위원장에게 기대를 거는 시민들은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과 그의 ‘젊음’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검찰’ 출신인 점에서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또한 몇몇 시민들은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는 정치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20대 직장인 남성 홍모 씨는 한 위원장에 대해 “그동안 봐왔던 정치인 중엔 제일 괜찮은 거 같다”며 “똑똑하고 말 잘하고 행실도 괜찮은 거 같아서 ‘잘하네, 멋있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어 “어떤 사람이 와도 똑같을 거고 논란은 일기 마련이겠지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국민에게 좀 더 나은 복지, 금리나 대출 같은 정책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신모 씨는 “젊은 분이니까 기대가 간다”라면서도 “다만 보좌해주는 사람들을 주변에 잘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이 너무 세거나 말에 휩쓸리지 않도록 정치와 경제 공부를 많이 하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참모를 옆에 두어야 할 거 같다”고 부연했다.
부산에서 34년째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63) 씨는 “국회의원들하고 붙어도 말 막히는 것도 없고 시원시원하니 잘할 것 같다”며 “그런 걸 보면 기대가 된다. 아직 정치 경험이 없긴 하지만 하나하나 느끼고 배우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젊고 다른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위원장에 대해 우려를 보이는 시민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비슷한 정치적 궤적을 그린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부산 동구 초량2동에 거주하는 남성 김모(70) 씨는 “나도 70년을 부산에서 산 부산 사람이지만,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선 우려가 든다”며 “이제 완전히 검찰 출신이 요직에 앉아 100% 검찰공화국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이나 주가 조작 논란에 대해선 하나도 조치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도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한 40대 직장인 남성은 “검찰이란 엘리트 조직에서 정점에 오른 사람이 하나만 팠겠지, 민생을 어찌 알겠나”라며 “5000만 국민 생각이 다 다른데 어떻게 다 맞추겠나. 기득권과 소시민 중 한쪽 편을 들어야 할텐데 지금 복잡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 개인에 대한 평가를 떠나 정치 자체에 강한 불신과 무관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카페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정치인들에게 특별한 기대는 없다. 다 똑같기 때문”이라며 “잘하겠다, 잘하겠다 약속하지만 지키는 건 없고 결국엔 잘못하거나 나쁜 짓 하지 않나. 이번에도 똑같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여성 박모 씨는 “그동안 보수 정당들이 부산을 다 잡은 물고기 마냥 신경 쓰지 않고 홀대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총선을 앞두긴 했지만 한 위원장이 어쨌든 부산을 찾은 건 환영한다”며 “하지만 티셔츠 같은 게 아니라 부산 시민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정책으로 다가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오후 부산을 찾아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 방문 등 일정을 숨 가쁘게 소화했다. 한 위원장은 또 전날엔 비대위 출범 후 첫 ‘현장 비대위’를 부산에서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1박2일 간의 부산 일정에서 “부산은 여행을 해도 좋은 곳이지만 살아보면 더 좋은 곳”이라며 부산에 대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국민의힘이 여당인 점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