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12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채권단 96.1%의 동의를 통해 개시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10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기에 몰렸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됐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자정까지 제1차 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을 개시할 것을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권은 4월 11일까지 3개월간 상환이 유예된다. 산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엔 1개월 더 상환유예 연장이 가능하다.
채권자협의회는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실사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산은은 실사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개선계획은 이해관계자간 공평한 손실부담 원칙 하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 측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이 담기게 된다.
워크아웃 개시에 따라 태영건설의 PF 사업장별로 대주단이 PF 대주단협의회를 구성한 후 태영건설과 협의를 통해 처리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양이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율을 높여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사업장은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히 확정하고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산은은 자금관리단을 구성, 태영건설에 파견해 회사의 자금 집행을 관리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PF 사업장별 부족자금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한 만큼,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사업장의 자금관계를 독립적·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협의회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회도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계획대로 이행한다면, 태영건설이 PF 사업장을 포함해 기존 공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태영 측의 뼈를 깎는 노력을 촉구하고, 채권자·협력업체·관련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