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사진=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2년 2개월 만에 애플을 제치고 미국 뉴욕증시 시가총액 정상을 탈환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의 성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우위가 MS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MS는 주가 상승으로 시총이 2조8700억달러(약 3781조원)에 달했다.
반면 애플은 주가가 1% 가량 하락하면서 시총이 MS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MS는 지난 2021년 11월에 이어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뉴욕증시 시총 정상 자리에 복귀했다.
뉴욕증시에선 지난 2019년 2월 4일 이후 애플과 MS가 번갈아 가면서 시총 정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MS의 시총이 애플을 추월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의 성장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최근 MS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유리한 위치를 점유한 것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GMO의 톰 핸콕 자산투자 분야 대표는 “MS는 세계의 모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만약 IT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MS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MS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10억달러(약 80조2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성장한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해 역대 기업 중 최초로 시총 3조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과 저조한 판매에 이어 올해도 애플의 제품 수요가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월가에선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80억달러(약 154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에 못 미치는 성장을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 상승률도 MS가 애플보다 더 높았다. MS 주가는 지난 1년간 63% 상승한 데 비해 애플 주가는 39% 상승했다.
다만 MS와 애플 모두 강세를 보이며 뉴욕증시 전반을 견인했다. 두 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 20%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체 시총 중 약 14%를 차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MS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조사에 따르면 52명의 애널리스트 중 47명은 MS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으며 나머지 5명은 ‘중립’ 의견을 냈다.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치는 420.91달러로, 이날 종가 384.63달러보다 9.5%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주가는 약 7% 상승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단 투자자들은 누가 시총 1위를 차지하든 두 기업 모두 계속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시노버스트러스트의 댄 모건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애널리스트는 “이는 최신 기술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기업들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돼 온 회사들”이라며 “둘 다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을 겪었고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