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 앞에서 한 여성이 ‘카민스키, 와식과 연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대통령궁에 피신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마리우시 카민스키 전 내무장관 등 야권 정치인 2명의 사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항소심 재판 중이던 이들을 사면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사면이 무효라는 지난해 대법원 결정에 따라 징역형을 다시 선고받고 지난 9일 수감됐는데, 이틀 만에 또 사면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의 사면을 반발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AP·dpa통신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카민스키 전 장관과 마치에이 봉시크 전 내무차관의 사면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담 보드나르 법무부 장관에게 사면요청서를 제출하고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카민스키 등을 석방해달라고 요구했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사면이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사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이들 아내의 요청에 따라 사면 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
카민스키와 봉시크는 중앙부패방지국(CAB) 국장과 부국장으로 근무하던 2007년 권한을 이용해 연립정부 내 정치인을 둘러싼 사건을 조작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각각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취임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이들을 사면했다.
이들은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받을 수 없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애국 보수 성향 법과자유당(PiS) 정부에서 내무부 장·차관을 지냈다.
PiS는 카민스키 등을 ‘시국사범’으로 규정, 지난달 출범한 친 유럽연합(EU) 성향 연립정부와 정쟁에 불쏘시개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카민스키도 수감 직후 무죄를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PiS 측 인사인 두다 대통령이 사면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PiS는 바르샤바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날트 투스크 정부의 공영언론 개혁을 비판하는 집회를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폴란드 국기를 흔들며 “여기는 투스크의 나라가 아닌 폴란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PiS는 집회에 2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