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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7살 아이를 햇빛과 바람마저 차단한 집 안에 1년 반 동안 감금하다시피 한 친아버지와 고모들이 방임·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이상균)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B(63·여)씨 등 2명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C양의 친아버지인 A씨와 고모들인 B씨 등은 2018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당시 7세이던 C양과 함께 살며 일체의 바깥출입과 외부 접촉을 하지 못하게 하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현관문을 밀봉하고 외출하지 않는 상태로 지내며 집안의 모든 창문을 박스 등으로 가려 햇빛과 바람마저 차단했다. C양은 다리에 통증이 있어도 A씨 등이 만든 파스를 붙이는 데 그쳤고 치통이 있어도 물김치 국물을 입에 머금는 것으로 해결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교육 역시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예비 소집에 참가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입학하지 못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이뤄진 온라인 학교 수업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A씨 등은 외부에서 누군가 C양을 포함한 자신들을 감시하고 해를 끼치려 한다는 왜곡된 인식으로 이같은 행위를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C양에게도 이같은 생각을 주입시켜 아이 역시도 ‘외부는 위험해 밖에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 아동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 해 방임하고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피해 아동의 의식주 등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아동의 친모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