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용 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이 ‘K-방산’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천검이 종합유도비행시험에서 표적을 명중시키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헬기용 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이 ‘K-방산’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천검은 최근 이집트의 대전차미사일(ATGM) 사업 1차 기술평가 통과에 이어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인스는 11일 한국이 국산 공대지 대전차유도탄 양산을 준비중이라며 7248억 원(약 5억5050만 달러) 규모로 올해부터 2031년까지 대량생산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전투용적합판정을 받아 체계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천검은 ‘하늘의 검’(天劍)이란 뜻이다.
영문으로는 탱크 스나이퍼(Tank Snipers)를 의미하는 ‘TAipers’로 표기한다.
길이 1.7m, 직경 15㎝, 발사중량 35㎏으로 초속 200m로 순항하며 사거리는 8㎞에 달한다.
1000㎜의 균질압연강판 관통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상을 모두 활용하는 이중모드 탐색기를 채택했으며, 발사 뒤 가느다란 광섬유 유선데이터링크를 적용해 육안으로 표적을 볼 수 없는 비가시선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표적을 지정해 발사한 뒤 회피기동하는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과 ‘발사 후 재지정’(Fire-and-Update) 등이 가능하다.
특히 유사한 다른 무기체계에는 없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최초로 탑재해 표적 식별력과 명중력을 높였다.
AI 알고리즘은 80만 프레임 이상의 표적영상 딥러닝을 통해 운용자의 개입 없이 표적을 자동으로 포착 조정할 수 있다.
방산업계 소식통은 “천검은 기존 유도탄 탐색기에 더해 AI 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표적에서 발생하는 열은 물론 형상 자체를 인식해 발사 뒤 원하는 표적을 식별해 타격할 수 있다”며 “세계 우수 무기체계와 비교해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개발 목표로 한 주요작전성능(ROC)을 상회한 관통력은 헬기용 공대지유도탄의 대명사격인 미국의 헬파이어Ⅱ와 비슷하지만 오히려 유도능력은 앞선다는 평가다.
헬기용 국산 공대지유도탄 ‘천검’이 ‘K-방산’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형무장헬기(LAH)에서 천검이 발사되는 컴퓨터그래픽 장면. [KAI 제공] |
천검은 주무장으로 탑재될 플랫폼인 소형무장헬기(LAH)와 동시에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 2001~2010년 소요 결정과 선행연구, 2011~2012년 탐색개발, 2019~2020년 초도 시험평가와 잠정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LAH는 2022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KAI는 시험비행 기간 LAH 양쪽에 발사관 2기씩 4기의 천검을 장착한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천검은 LAH와 함께 MUH-1 마린온 상륙기동헬기를 개조한 해병대 상륙공격헬기에도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검은 최근 이집트 대전차미사일(ATGM) 사업 1차 기술평가를 통과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2차 성능평가를 가질 것으로 알려져 ‘K-방산’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유도미사일 시장은 향후 10년간 약 20조원(1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계 소식통은 “한국이 그동안 무장체계는 많이 수출하지 못했는데 천검의 경우 사거리를 늘리고 무선데이터링크 등을 업데이트한다면 세계시장에서 기존 유사한 무기체계와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며 “K-방산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장체계가 발전해 플랫폼과 함께 수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사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검과 관련해 지상 플랫폼용에 탑재될 개량형을 비롯해 무선데이터링크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 방안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