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부자 돼 볼까”…미국 주식시장 ‘큰손’ 떠오른 흑인 투자자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흑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흑인 청년들은 모바일 앱과 소셜미디어(SNS)를 바탕으로 앞다퉈 증권 투자에 뛰어드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흑인인 미국인 중 약 40%가 주식을 소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2016년 3분의 1 미만만 소유했던 것과 비교해 증가한 비율이다.

같은 기간 백인인 미국인의 주식 소유 비중은 61%에서 3분의 2 가량으로 늘어났다. 흑인의 주식 소유 비율이 백인보다 더 큰 폭 증가한 것이다.

흑인 투자 인구 증가는 특히 젊은 층이 주도했다. 흑인 청년들은 모바일 앱, 수수료 없는 거래, 퇴직연금 401(k) 참여, 가상화폐, 밈 주식, SNS 등에 힘입어 개인 투자 붐이 이는 가운데 증시에 입문했다고 연구원들은 설명했다.

아리엘인베스트먼트와 찰스슈왑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40세 미만 흑인 응답자의 약 70%가 주식 투자 중이었던 데 비해 같은 연령대의 백인 응답자 중 주식 투자 비율은 60%였다.

아리엘 패트릭 아리엘인베스트먼트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흑인 가구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돈과 투자에 대한 화제를 이전보다 좀 더 많이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주식은 미국인들에게 부를 형성하는 핵심 동력이지만 흑인 가구는 자산 규모와 시장 참여 측면에서 여전히 백인 가구에 훨씬 뒤처져 왔다. 연준에 따르면 2022년 백인 가구의 자산 중간값은 28만5000달러인 반면, 흑인 가구의 자산 중간값은 4만4900달러에 그쳤다.

타티아나 메스케디 브란다이스대 경제 및 인종 평등 연구소 부소장 “학자금 대출 지불 유예를 포함한 정부 부양책으로 청년들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재량소득이 조금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젊은 흑인 투자자들은 과거 수십 년 동안의 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흑인 청년 투자자들은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해 가족, 친구, 금융 자문 외에 SNS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핀라투자자교육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SNS는 밈 주식과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흑인 투자자의 약 4분의 3은 투자를 위해 친구, 가족, 동료의 정보에 의존해 백인 투자자(58%)보다 의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흑인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SNS나 게시판을 투자 정보원으로 이용해 백인 투자자의 해당 비중(4분의 1)보다 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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