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박혜림기자]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천하의 애플도 중국에는 쩔쩔매. 차별 너무하네”
중국 시장을 ‘특별 대우’하는 애플의 행보가 국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아이폰 10만원, 맥북 15만원 가량의 할인 정책을 내놓고 중국 ‘눈치 보기’가 계속되는 중이다. 최근 중국 내 ‘애국 소비’ 분위기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자, 이 같은 할인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15일 애플 차이나는 중국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폰 등의 할인 혜택을 소개했다. 새해를 맞아 기간 한정으로 진행되는 프로모션이다. 오는 18~21일까지 진행되며 품목별로 최대 800위안(약 14만7000원)까지 할인한다.
애플 아이폰15 프로 맥스. [박혜림 기자/rim@] |
구체적으로 아이폰은 15시리즈(15·15 플러스·15 프로·15 프로 맥스), 14·14 플러스, 13을 구매하면 최대 500위안을 깎아준다.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 가량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맥북은 할인폭이 이보다 더 크다. 최대 800위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13인치 또는 15인치 맥북 에어(M2), 13인치 맥북 에어(M1)가 대상이다.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프로·에어와 아이패드(10세대), 미니는 최대 400위안(약 7만3500원)을 할인해준다. 애플워치 SE(200위안/약 3만7000원), 에어팟 2·3(100위안/약 1만8000원), 애플펜슬(50위안/약 9100원)도 할인 대상 품목이다.
애플이 자사 제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선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세를 보이자, 애플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은 애플 매출의 20% 가량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콧대높은 천하의 애플도 중국 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첫 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에서 애국소비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화웨이가 큰 호응으로 얻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 중국산 프로세서로 구동되는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여파로 지난해 화웨이의 중국 내 점유율은 전년대비 6% 상승한 반면, 애플은 4% 하락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박혜림기자] |
한편, 중국 내 할인 판매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적지 않은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새해 맞이 할인이라는데 중국만 새해가 아니라 우리도 새해다” “중국 차별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제 값 주고 산 나는 억울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