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의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이스라엘의 첩보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번져가는 상황이어서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는 전날 늦은 오후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의 주도 아르빌 근처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테러단체들을 탄도미사일을 사용해 파괴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란 내 테러공작의 가해자들, 특히 이슬람국가(IS)를 공격했다”면서 IS를 비롯해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들도 다수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란의 공격으로 반자치 지역인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지 유력 인사를 비롯한 다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쿠르디스탄 안보당국은 이란의 이번 폭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최근 자국 내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이자 미국의 예멘 반군 후티 폭격에 대한 항의로 관측된다. 이달 3일 이란에서는 미국에 암살된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이 터져 100명 가까이 숨졌다.
폭탄테러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적대시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 조직원들의 소행으로 밝혀지고 있으나,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보복을 다짐해왔다.
이날 이란이 폭격한 쿠르디스탄은 이라크,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서 미군의 동맹 역할을 해온 쿠르드족의 근거지다. 이라크 내 미국 영사관, 민간인 거주지, 아르빌국제공항과 가까운 곳으로, 미국 시설에 피해가 없고 미국인 사상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