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당심 달래기’…“용산과 수직적였던 적 없다” [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출범하는 공천관리위원회와 관련해 ‘당심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당 중진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자 ‘수직적 당정관계는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은 오는 17일 김기현 전 대표도 참석하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3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3선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과 저는 옛날부터 수직적인 관계였던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며 한 위원장이 대화를 주도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수직적 당정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잠재우려고 의도라는 게 참석자들의 해석이다.

특히 같은날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한 주문이 연속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중진들의 요구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건강한 당정 관계로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제2부속실 설치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며 즉답을 피해왔다.

한 참석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대통령실에 제안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견’은 없는 분위기였다”며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에 적극 건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여론의 역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대통령실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밖에도 자신이 ‘정치적 친소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멋지게 공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친명계(친이재명계) 자객공천 논란에 휩싸인 만큼 ‘사천(私薦)’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공천 경선 과정에서 지역별로 당심·민심 비율을 달리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통상적 당원조사·여론조사 비율을 50대 50으로 반영하는데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에서는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6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 뜻 안에 국민 여론이 얼만큼 충분히 반영됐는지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 비율이) 10%밖에 없다고 하면 90%의 뜻을 모르지 않냐”며 “그런 분들도 (공천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여론조사 비율을 높일 만한 지역구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을 꼽았다. 격전지인만큼 ‘될 만한’ 사람을 앉혀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공정 공천’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좋은 아이디어다. 여론에 적합하고 당선에 적합한 사람을 (수도권 선거에) 내려면 여론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수도권은 30대 70으로 여론 비율을 높일 필요도 있을 것 같고 100% 여론으로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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