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의 대구 모습.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도로를 걷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23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14.98℃로 산업화 이래 가장 높았던 가운데,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 역시 평년보다 1.2℃ 높은 13.7℃로 역대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상청은 지난해 연평균 기온이 종전 1위였던 2016년보다도 0.3℃ 높았다고 밝혔다.
연중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경향을 보였다. 12달 중 9개달에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으며, 특히 3월, 6월, 8월, 9월 기온은 매우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봄의 초입인 3월과 가을의 초입인 9월은 각각 평년보다 3.3℃, 2.1℃ 높아 연평균기온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6월, 9월도 우리나라 주변의 고기압 영향으로 강한 햇볕과 따뜻한 바람 유입으로 기온이 높은 날이 많았으며, 8월은 태풍 카눈의 간접영향으로 상순 기온이 매우 높았다.
기상청은 “북태평양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한 가운데, 남풍계열의 따뜻한 바람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은 날이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인 1월, 11월, 12월에도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석 달 모두 따뜻한 이동성고기압 영향을 받은 후, 시베리아지역에서 기압능이 급격히 발달함과 동시에 북동아시아에 남북흐름이 강화되어 북극 주변의 매우 찬 공기가 북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어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아울러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온도는 17.5℃로 최근 10년(2014~2023년)중 두 번째로 높았으며, 최근 10년 평균(17.1℃)보다 0.4℃ 높았다.
특히 9월의 월평균 해수면온도는 25.5℃로 다른 달에 비해 10년 중 온도 변화가(+1.7℃) 가장 컸다. 한반도 주변에서 폭넓게 자리한 고기압의 영향에 자주 놓인 것이 원인이 됐다.
2023년 전국 연강수량은 1746.0㎜로 평년(1193.2~1444.0㎜)대비 131.8%를 기록했으며, 가장 많은 비가 내린 2003년(1882.8㎜)과 두 번째로 많이 내린 1998년(1776.0㎜)에 이어 강수량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강수량이 많은 달과 적은 달 간에 차이가 컸던 가운데, 장마철을 포함한 5~7월에 강수가 집중되었고, 12월에도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따뜻한 고기압과 찬 고기압 사이에서 전선이 활성화되고, 수증기를 다량 함유한 남서풍이 부는 환경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봄철에는 황사가 평년보다 잦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황사일수는 평년(6.6일)보다 5.2일 더 많은 11.8일로 1973년 이래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3~5월에 중국 북동부지방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고 기온이 높았던 가운데, 이 지역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북풍계열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어 황사가 잦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 전 지구는 산업화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되었고,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 추세 속에서 지난해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며 “기후위기 시대의 최전선에서 기상청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 감시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