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가 사이버 보안 도구 개발을 위해 미국 국방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안나 마칸주 오픈AI 국제 부문 부사장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계기로 가진 블룸버그 주최 행사에서 “미 국방부와 오픈 소스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에 대한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픈AI는 이용 약관에서 군사 및 전쟁 응용 프로그램에서 자사 AI의 사용을 막는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다만 여전히 무기 개발과 재물 파괴, 사람을 해치는 것에 대한 이용은 금지하고 있다고 마칸주 부사장은 설명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군 및 기타 정부 기관과 여러 소프트웨어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2019년 MS가 미 육군에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공급키로 하자 직원들이 항의한 일도 있었다. 약 6년 전에는 구글이 미 국방부에 드론 관련 AI 기술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이 내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국 국방부와 협의한다는 내용의 발표 외에도 마칸주 부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퇴역군인의 자살 예방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미국 정부와 초기 협의도 진행했다”고 했다.
마칸주 부사장과 함께 행사에 나선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미래형 AI 등장에 앞서 에너지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희망적인 점은 한층 기후 친화적인 에너지원, 특히 핵융합이나 저렴한 태양광 발전 및 저장 장치가 AI를 향한 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AI는 사람들의 예상보다 에너지를 훨씬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이 없고 에너지 효율은 높은 발전 방식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트먼 CEO는 개인적으로 2021년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 3억7500만달러(한화 약 5028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인간 수준의 AI가 출현하겠지만 위험이 과장됐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범용인공지능(AGI)은 합리적으로 가까운 미래에 개발될 수 있다”며 “그것은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을 훨씬 덜 바꾸고 직업도 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AGI은 인간 이상 수준의 일을 처리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올트먼 CEO는 아직 AI가 많은 경제학자가 우려하는 규모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오픈AI가 챗봇 훈련에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사의 기사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행사에서는 올트먼 CEO와 언론사 사주가 충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타임지를 소유한 마크 베니오프 CEO는 “타임과 NYT 등 언론 매체들의 콘텐츠가 AI 검색 결과에 노출된다”면서 “모든 훈련 데이터가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올트먼 CEO는 “인공지능에는 NYT 같은 언론사의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NYT가 저작권 소송을 제기한 일을 거론하면서 “NYT 데이터를 가지고 훈련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지난주 블룸버그는 오픈AI가 CNN과 폭스그룹, 타임 등 언론사들과 콘텐츠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모회사 악셀 스프링어와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3년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했고, AP통신과도 아카이브 접근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