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구독사업 저물고 중고명품 시장 커진다

Women's blouses on the words FOR RENT
[adobestock]

지난 수년간 각종 매체를 통해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쏟아 부은 업체들이 있다. 바로 의류 구독 사업이다.

의류 구독사업이란 이른바 패션과 구독경제의 결합 모델로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면 각종 의류 아이템을 소비자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의류 구독 사업의 대표적인 업체는 ‘렌트 더 런웨이’나 ‘스티치 픽스’ 등이 있다.

한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이들 의류 구독사업은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 정착과 함께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재택근무에 따라 의류 수요가 줄었고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때 300만이 넘던 렌트 더 런웨이의 회원은 어느새 지난해 기준 13만명대로 급감했다.스티치 픽스 또한 팬데믹 이후 회원 수가 50만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회원 급감은 주가 폭락으로 이어져 2021년 19.29달러였던 렌트 더 런웨이의 주가는 70센트에도 못 미치고 있다. 스티치 픽스 역시 상장 당시 대비 주가가 약 80% 가량 떨어졌다.

업체들은 “재고 부족에 따라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 때 공급하지 못해 회원수가 줄었다”라며 “자체 브랜드 확대와 유명 디자이너 등과의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을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전망은 어둡다.

반면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의 재거래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치 하락이 적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중고 명품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신제품과 중고를 모두 포함한 명품시장의 총 매출은 1조 3000억달러나 증가했다.이 가운데 중고 명품 시장의 매출이 약 490억달러나 늘었다. 이는 전체 명품 시장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고 명품 소비자들은 “관리가 잘된 중고 명품의 경우 원래 가격의 약 60% 수준에 구매가 가능하다”며 “일부 제품은 오히려 중고가 더 거래가가 높아 재판매를 통한 투자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례로 에르메스 버킨이나 샤넬의 핸드백은 신제품에 비해 중고품의 판매가격이 약 25~30% 높게 형성돼 있다. 파텍필립 등 초고가 시계들 역시 신품보다 중고품이 가격이 20~40%가량 높다. 희귀 디자인에 소량 생산으로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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