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성장률 고수”…중국, 1조위안 규모 국채 발행

중국 장쑤성 우시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쇼핑을 하고 있다. [신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 정부가 올해 5%대 성장률을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1조위안(미화 약 1390억달러) 규모의 신규 국채를 발행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식량, 에너지, 공급망 재편 및 도시화 관련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국채 발행을 논의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1조위안(한화 185조3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조위안의 국채를 발행하는 등 최근 4년 사이에 세차례나 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 국영 은행 지원을 위해 딱 한 번 국채를 한 번 발행한 이후 20년 넘게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이미 이번 국채 발행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시장에 국채가 판매되는 시기는 오래 하반기로 점쳐진다. 지난해 10월 발행된 추가 국채 발행 금액이 올해 초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발행하는 국채를 10년 이상 초장기물로 구성해 단기적인 상환 압력을 낮출 예정이다. 지난해 발행된 국채가 10년 이내로 구성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8조7000억위안으로 급증한 재정적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조위안 규모의 추가 국채를 발행하면서 중국 재정 적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3.8%로 높아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국채 발행은 시진핑 정부가 경기 부양에 따른 재정 지출 확대의 책임을 부채에 시달리는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이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왕이밍 중국 인민은행 고문은 “지방정부의 부채에 기반한 투자와 토지 판매가 바탕이 되는 중국 성장 모델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만기가 도래하는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의 채권은 총 4조6500억위안(850조8100억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LGFV 부채를 더 낮은 금리의 채권으로 차환할 수 있도록 1조위안 규모의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란 포안 재무장관은 최근 인민인보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에도 국가 재정적자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며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 정부가 기본적인 지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계속해서 자금을 송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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