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희재 포스코 CEO 후추위원장 “경영공백 있어선 안 돼…주총 때 최종 후보 올릴 것”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포스코홀딩스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박희재(사진)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위원장(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이 최근 불거진 ‘호화 이사회’ 논란과 관련 “글로벌 기업의 차기 대표를 선정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독립적인 프로세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경제계 안팎에서 공정성에 의문을 갖는 시선이 나오는 가운데 사실상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포스코 매출의 3분의 2가 해외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차기 대표를 뽑는 것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그만큼 유능하고, 역량을 갖춘 인물을 (차기 대표로) 뽑는 것은 우리 후추위원들에게도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 의혹과 경찰 수사 등과 관련 “앞으로 진행될 수사에 후추위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면서 “수사와 별개로 포스코그룹의 차기 대표 선정 프로세스는 후보검증과 이사회와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추위는 전날 위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6차 회의를 열고 ‘외부 롱리스트’ 12명, ‘내부 롱리스트’ 6명을 포함한 롱리스트 18명을 확정했다. 또한 후추위는 산업계, 법조계, 학계 등 분야별 외부 전문인사 5인으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자문단’에 롱리스트 후보 18명에 대한 자문을 의뢰했다.

CEO후보 추천자문단은 차기 회장 심사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후추위에서 발굴한 회장후보군에 대한 공정한 자격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자문단은 후추위에서 제공하는 ‘롱리스트’에 속한 후보자들의 자기소개서, 평판 조회서 등을 토대로 포스코 홀딩스 회장 후보 5가지 자격요건에 맞춰 평가를 진행한다.

후추위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제7차회의에서 자문단 평가결과를 토대로 ‘숏리스트’를 결정하고, 이달 말까지 심층면접대상자인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후추위가 최종 파이널리스트 선정까지 향후 일정을 공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사실상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후추위는 최근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관해서도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고,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주주의 이익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미래와 회사의 지속적 발전을 책임질 훌륭한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며 강행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후추위의 일정 완주까지 난항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전원이 ‘호화 이사회’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된 가운데 추가 고발이 이어지는 등 공정성 논란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후추위가 6차 회의를 연 당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캐나다 호화 출장과 관련 이사진을 고발한 데 이은 두 번째 고발이다.

이들은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하루 간의 이사회를 명목으로 전세기를 이용해 7일간 백두산 일대 등을 여행한 의혹을 받는다.

계속된 의혹에도 후추위는 “차기 후보 선정 작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우리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이라며 향후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견해다.

재계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 단일 후보 선정을 마쳐야 하는 타임라인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잡음과 마찰이 반복된다면, 과거 KT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전원 사퇴 혹은 일부 사퇴 등이 현살화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경영공백 사태가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올해도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경영 안팎으로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리더십 부재에 발목이 잡힌다면, 주주들은 물론 그룹 임직원을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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