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마하는 ‘YS 손자’ 김인규 “정치 금수저 아니다…巨山 넘겠다”[이런정치in]

김인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산 서구·동구 예비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 도서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국말을 못 하는 친구가 영어로 ‘정치인 김영삼’에 대해 이야기할 때 큰 충격을 받았죠. 저보다 할아버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더라고요.”

제22대 총선에 부산 서구·동구 지역 출마를 선언한 김인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운을 뗐다. 한동대학교에서 경영학과 국제지역학을 복수 전공한 그는 ‘한국정치론’ 수업에서 자신이 몰랐던 ‘거산 김영삼’의 모습을 친구의 발표를 통해 알게 됐다.

이전까지 김 후보에게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인규가 날 가장 닮았다”며 아껴주신 할아버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수업 이후 김 후보는 정치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겼고, 국회의원실 대학생 인턴 채용 공고를 보고 정치권에 처음 발을 딛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야만 정치일 뿐, 다른 청년과 같아”
김인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산 서구·동구 예비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 도서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그런 그에게 현재 가장 거세게 쏟아지는 비판은 ‘정치 금수저’란 지적이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 도서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지적에 대해 “분야만 정치일 뿐,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1989년생인 김 후보는 “만 나이로 서른넷인데 일반적인 청년들이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고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것처럼 저도 무급 대학생 인턴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다 밟아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 정책 비서,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부대변인 등을 거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2년가량 근무했다.

지난해 12월엔 22대 총선 출사표를 던지며 ▷북항 재개발 진행 ▷철도 지하화를 통한 교통 문제 해결 및 도심 부지 활용 ▷원도심 고도제한 해제 ▷구덕 운동장 부지 재개발 ▷의료관광특구 추진 등을 공약했다. 부산 서구·동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7선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은 거제도에서 초선을 지내고 이후 부산 서구에서 의정 생활을 이어왔다.

김 후보는 “일반적으로 ‘부산’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곳이 해운대, 광안리, 서면 등인데 저는 원도심이 낙후는 돼 있지만 부산의 정체성을 잘 살리는 곳이라 생각한다”며 “할아버님께서 7선을 하신 곳이지만, 계속 낙후돼 있는 이곳을 제대로 발전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무 정치만 7년…“일할 기회 주시길”
김인규 국민의힘 국회의원 부산 서구·동구 예비후보가 지난해 12월 31일 부산 서구 충무동 로터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그는 ‘30대 초선 의원 김인규’의 공약 달성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 후보는 “지역 분들을 만나다 보면 ‘젊어서 좋다’, ‘이제 우리 부산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기존의 정치권 분들이나 의원들이 잘했다면 이런 얘기가 안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5년 간의 국회 경험과 2년 간의 대통령실 경험을 언급하며 “지역을 위한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고, 인적 네트워크 또한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예산 확보 역시 제대로 할 자신이 있다”며 “당선되고 4년을 적응만 하다 끝나진 않을 것이다. 일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4월 총선의 시대정신으로 ‘386 운동권의 퇴진’과 ‘세대교체’를 꼽았다. 그는 “21대 국회는 한마디로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밖에 없었다”며 “이번 국회가 정쟁만 이어온 원인 중 하나가 이념과 진영논리에 따른 대립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실무정치를 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고, 나이가 어려 이념적 관성에선 비교적 자유롭다”며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의 세력화가 이뤄지고, 연대를 통해 당을 건전하게 바꾸는 ‘정치적 디톡스’에 기여하고 하고 싶다”고 했다.

김 후보는 ‘막말 정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훨씬 심한 거 같지만 막말이 투쟁력으로 포장되는 문화도 바껴야 한다”며 “극렬 지지층 입맛에 따라 당이 좌지우지된다거나, 막말이 투쟁력·공천 경쟁력으로 둔갑하는 걸 막기 위해 극렬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닮고 싶은 사람이자 넘어서야 할 巨山

그런 그에게 김 전 대통령은 닮고 싶은 사람이자 넘어서야 할 존재다. 김 후보는 “YS의 호 거산은 사실 ‘거제도와 부산’이란 뜻이지만, 나에겐 말 그대로 넘어야 할 ‘거산(巨山)’”이라며 “궁극적으로 ‘YS의 손자’라는 타이틀은 의정 생활을 하며 얼마나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 국민들께서 판단할 부분이라 보고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도 “할아버지는 사실 그 엄혹한 시절에도 한 번도 굴복한 적 없고 본인이 내야 할 목소리를 다 냈는데,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말 국민들만 보고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할아버님의 뚝심 있고 자기 소신껏 하는 그런 정치는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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