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양산시의원, 성희롱 교육 빼먹고 딸뻘 직원에 “사랑해, 책임져”

A 의원과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남 양산시의회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을 상습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양산시의회 A의원이 피해자에게 단 둘만의 술자리를 요구하고 성추행한 뒤 "사랑한다"고 고백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여직원 B씨는 지난해 7월 A의원으로부터 단둘이 술자리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거절할 경우 보복이 두려워 이를 수락했다.

B씨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지인들에게 A의원과의 약속 장소까지 알려주고, '혹시 (내가) 연락 없으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B씨는 약속 당일 A의원과 고깃집과 노래방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의원이 자신을 끌어안으며 "너를 사랑한다", "나를 책임져라"등의 말을 했고, "유부남이 이래도 되냐"고 항의하자 "짝사랑하겠다"고 했다는 게 B씨 주장이다.

B씨는 "제 친구 아빠와 동갑인 A의원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너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A 의원과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연합]

A의원은 의정활동에 사용해야 할 업무추진비 내용을 허위로 작성하면서까지 B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의회 누리집에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역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해 7월 7일 양산의 한 고깃집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로 10만5000원을 결제했다. 내역에는 4명이 현장 의정활동을 했다고 기록됐다.

A의원은 이 내용과 관련해 다른 지인도 함께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B씨는 다른 지인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실제 이 약속 이틀 전 B씨는 A의원으로부터 "할 얘기(비밀포함)도 있고 해서 간만에 둘이 한잔하려는 거야"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 뒤 이뤄진 술자리에서 문제의 성추행이 있었다고 B씨는 주장하고 있다.

B씨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의원 앞에서 직접 거부 의사를 밝힌 적도 있지만, 이후 (A의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를 힐난하거나 저보다 높은 직급의 직원에게 제 험담을 했다"며 "너무나 괴로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결국 B씨는 장기간 고통을 겪다가 오랫동안 일한 근무지를 떠났고, 다른 지역으로 전출되고 난 후에야 '2022년 7월부터 1년 넘게 상습 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12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A의원은 양산시의회가 지난해 11월 시의원을 상대로 진행한 '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예방 및 방지를 위한 교육'(약칭 폭력 예방 교육)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교육엔 전체 시의원 19명 중 16명이 참가했다. 시의원이 해당 교육에 불참해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다.

A 의원과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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