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인재영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여야가 4·10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 인재영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물 경제와 관련한 ‘정책 능력’을 인재영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모양새다. 특히 여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글로벌 대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의 출신 인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인재 영입환영식’을 열어 고동진(63) 전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옛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영입을 발표했다.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고 전 사장은 유럽 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부사장), 개발실장, IM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고 전 사장에게 직접 입당을 부탁하며 영입을 추진했다. 고 전 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경기 수원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재영입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이재명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공영운(60)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총선 영입인재 9호’로 공개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재명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 회의 후 열리는 인재영입식에서 공 전 사장을 직접 소개했다.
공 전 사장은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대차에서 전략개발팀장과 해외정책팀장, 홍보실장(부사장)을 거쳐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현대차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민주당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공 전 사장은 당의 신성장 동력 창출 등 경제 정책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기업 인사도 있다. 박영춘 전 SK 부사장은 국민의힘 강원 춘천갑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부사장은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8년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 행정관을 거쳐 2009년 8월부터 SK그룹에서 재무담당과 사업전략담당 임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는 민주당 ‘인재 2호’로 영입돼 사하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낸 강철호 로봇산업협회 회장도 국민의힘에 영입돼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가 대기업 임원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는 배경을 두고 ‘정치 이념’에 치우친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 경쟁력’을 놓고 ‘영입인사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