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폐점을 앞두고 있는 천안의 한 무인문구점에 단골 어린이들이 감사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판매자와 구매자 간 대면이 쉽지않은 무인 문구점에서조차 어떤 사람들은 정을 나눈다. 오는 2월 폐점을 앞두고 있는 천안의 한 무인문구점에 단골 어린이들이 감사 편지를 남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무인 문구점을 운영하는 점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0대 무인가게 점주라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됐다”며 운을뗐다. 다음 달 매장을 폐업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문방구에 붙인 그는 이후 손님들이 남긴 편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매장을 드나들던 꼬마들이 남긴 편지였다.
A 씨가 공개한 사진 속엔 “문구점을 이용했던 한 학생입니다. 덕분에 맛있는 간식도 사 먹고 예쁜 학용품도 사서 좋았어요. 2월 12일까지 여기서 간식 많이 사 먹을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예전에 간식도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적힌 편지가 담겼다.
오는 2월 폐점을 앞두고 있는 천안의 한 무인문구점에 단골 어린이들이 감사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
또 다른 단골 꼬마손님도 편지를 통해 “처음에 왔을 때 계셔서 인사하고 갔었는데 간식 주셔서 감사했었습니다. 또 오실 수 있다면 반가워서 방문할 수 있어요. 아쉽네요”라고 남겼다.
한 6학년 학생이 부착한 편지봉투에는 ‘편지 열지 마세요. CCTV로 보고 있습니다’라며 무인 문구점의 경고문을 흉내 낸 문구와 함께 “문구점을 잘 사용했는데 이제 없어진다고 하니 너무 아쉽네요”라고 쓰여 있었다.
A 씨는 “별거 아니지만, 아이들의 진심이 감동적”이라며 “무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다행히 도난이나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오히려 다른 친구들이 놓고 간 현금이나 물건을 찾아주는 일을 보면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아이들이 마음씨도 예쁘고 바르게 컸다”, “그동안 무인 매장이 털렸다는 이야기만 공유됐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