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주취자 업무 현장서 큰 부담…법적·제도적 뒷받침 필요”

윤희근 경찰청장(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한파 속 주취자를 자택 문 앞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경찰공무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 “단일 건에 대한 책임 문제를 떠나서 주취자 문제에 대한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22일 강조했다.

윤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정레 기자간담회에서 “주취자 문제를 경찰만이 감당하기에는 사실 한계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업무는 주취자와 정신질환자 등에 대한 업무”라면서 “정신질환자는 지난해 연말 국가적 대책을 발표하고 응급센터를 늘리는 등 획기적으로 (제도가) 개선되는 안이 나왔지만 주취자 문제는 아직 그만큼 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취자 문제는 경찰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이 함께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네 건 발의돼 진행되고 있지만 소위원회에 계류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획기적인 국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경찰청장은 “그 과정에서도 경찰은 경찰이 할 역할을 하겠다. 더욱 촘촘이 살펴보겠지만 현장 경찰관들의 판단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북부지법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A경사와 B경장에게 최근 각각 벌금 500만원과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30일 새벽 112 신고를 받고 술에 취해 길가에 누워있던 60대 남성 A씨를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주택 야외 계단에 앉혀놓고 돌아가 A씨가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됐다.

이 같은 판결 내용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지휘부에 대책 마련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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