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민주탈당파 신당 ‘정책협의체’ 띄웠다

제3지대 핵심 세 주체인 개혁신당·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이 22일 빅텐트 구성의 방향성과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정책협의체 ‘비전대화(가칭)’를 만들었다. 이들은 그간 물밑에서 여러 논의를 이어왔지만 공개적인 채널 구축을 통해 협상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에선 천하람 최고위원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에선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 미래대연합에서는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비전대화에 참여한다.

비전대화의 목표는 그간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온 정체성 확립이다. 소위 ‘낙준연대’라 불리는 이 대표 중심 보수세력과 이 전 대표의 진보세력 간 화학적 결합 여부의 가늠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의 정책 논의를 거듭해 4월 총선을 위한 공통공약 발표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최고위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연대나 통합이 그 자체로 목표가 될 순 없다”라며 “왜 제3지대가 필요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비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 총선마다 있는 이합집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국민들께서 느끼실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미래대연합의 한 인사도 “3자가 모든 것을 맞출 수는 없어도 연대를 위한 핵심과제에 대한 생각은 조율해 나가야 한다”며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당 세력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함께 생각을 정리해 공감대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제3지대 신당 세력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 이들의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이 대표는 20일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빅텐트를 위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창당한 다음날 합당하자고 하는 것도 코미디 아니겠느냐”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은 시점이 아니고 기간이다. (이 대표가)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은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또다시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하는 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의 공약으로 제시해 화제가 된 ‘65세 이상 무임승차 폐지’ 정책에 대한 이견을 봉합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공약을 언급하며 “또 다른 혐오를 낳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지양해 주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전라북도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와 다른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하철 적자구조 해소라는 절박한 과제에 대해 이 대표가 낸 공약은 하나의 대안”이라며 ‘무임승차 연령 단계적 상승’ 방안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와) 서로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대안이든 협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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