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가격, 마트보다 식당에서 3배 더 올랐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맥주 코너.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해 식당 등 외식업체에서 판매하는 맥주·소주 가격 상승률이 대형마트·편의점 판매가 상승률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는 출고가 인하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소주 가격이 최대 10% 낮아지는 가운데 서민 부담이 줄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맥주(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6으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9.7%) 이후 최고치였다.

외식용 맥주 상승률(6.9%)은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맥주 물가 상승률(2.4%)과 비교하면 2.9배를 보였다.

소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소주(외식) 물가 상승률은 7.3%로 일반 가공식품 소주 물가 상승률(2.6%)의 2.8배였다. 소주(외식) 물가 상승률은 2016년(11.7%)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주류업체들의 맥주, 소주 가격 인상 등을 계기로 상당수 식당의 맥주와 소주 가격이 4000원에서 5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 일부 도심 지역에서는 소주 가격이 6000~7000원인 곳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국산 증류주에 붙는 세금이 줄어들어 소주 출고가가 10% 내려감에 따라 대형마트·편의점 등 판매가도 더불어 최대 10% 낮아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참이슬·진로 출고 가격을 10.6% 인하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새로 출고가격을 각각 4.5%, 2.7% 내렸다. 이에 이마트가 360㎖ 용량의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 가격을 기존 1480원에서 1330원으로 10% 내렸고 타 대형마트들도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당 맥주·소줏값이 현장에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고물가에 음식 가격을 많이 올리는 것 대신 주류에서 이윤을 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음식이나 안주 등 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술값이라도 올려야 적자를 면한다는 것이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인건비나 재룟값이 올라간 상황에서 음식이 아닌 술값에서 이윤을 남기는 게 대안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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