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천안함장 “적 도발하면, 그곳이 적들의 무덤”

천안함 피격 당시 천안함(PCC·1000t급)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당시 대위)이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FFG-Ⅱ·2800t급) 함장이 됐다. 박 함장이 22일 해군 2함대사령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서 천안함 46용사 부조상을 둘러보고 있다. [해군 제공]

“적이 도발하면 천안함 전우들의 명예를 걸고 응징해 적들을 수장시키겠습니다.”

천안함 피격 당시 천안함(PCC·1000t급)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당시 대위)이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FFG-Ⅱ·2800t급) 함장이 됐다.

23일 해군에 따르면 박 함장은 22일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제1·2대 천안함장 이·취임식을 갖고 함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5050일 만에 천안함 지휘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 그리고 목숨 바쳐 서해바다를 지킨 모든 해양 수호 영웅들 앞에 다짐한다”며 “적이 도발하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함에 대해 “평생 이름 앞에 붙어 있고 또 붙어 있을 이름”이라며 “2010년 3월26일 멈췄던 천안함의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를 이제 천안함장으로 이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2함대 책임해역은 북한과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접적해역으로 언제든 적과 교전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천안함장으로서 최전방 NLL 수호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함장은 “최근 북한은 NLL 일대 해상사격, 수중 핵무기체계 시험 주장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현재 안보상황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또 “천안함 대원들은 서해에 잠든 전우들의 원한을 씻어낼 수 있도록 전기를 갈고 닦아 왔다”며 “훈련 또 훈련을 반복해 대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함장이 다시 천안함에 오르기까지 고뇌도 적지 않았다. 그는 “사실 천안함 피격 이후 여러 고민이 있었다.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며 “전우들이 남겨준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바다를 지켜오던 중 신형 호위함이 천안함으로 명명됐고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함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천안함장이 됐을 때 무게가 가늠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함정에서 함장 근무를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천안함장 직책이 주어지길 기대하고 기대했다”고 고백했다.

박 함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2함대에 자리한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도 찾았다. 그는 “전우들에게 적이 감히 다시는 도발할 수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하면 전우들의 몫까지 더해 백배, 천배 응징해 원수를 갚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박 함장은 2006년 해군 학사사관 101기로 임관한 후 참수리 276호정 부장, 천안함 작전관, 고속정 편대장, 진해기지사령부 인사참모 등을 지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그에게 천안함장으로 보직돼 고맙다면서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이날 이·취임식에는 최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피격 참전장병과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등 유가족, 김주영 천안함재단 사무총장, 그리고 2함대 장병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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