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불과 보름여만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5000억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환대출 경쟁이 시작되면서 ‘고객 사수’에 나선 은행들이 금리를 끌어내린 탓에 주담대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약 10조원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조만간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9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32조3820억원으로 지난해 말(529조8922억원)과 비교해 2조489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월평균 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약 3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올 들어서도 주담대 잔액 증가 속도가 오히려 빨라진 셈이다.
이는 올해부터 ‘온라인·원스톱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의 금리 경쟁이 가속화된 까닭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3.39~5.58%로 불과 두 달전(4.13~6.27%)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69%포인트, 0.74%포인트 줄어들었다. 문제는 가계부채 관리다. 최근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9일 기준 694조2146억원으로 지난해 말(692조4094억원)과 비교해 0.26%(1조8052억원) 늘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가산금리 상향 조정을 통해 수요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