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해저케이블공장 건설·현지공장 인수에 1조 투입

대한전선이 생산한 초고압케이블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과 해외 현지공장 인수에 약 9900억원을 투자한다. 전력망 호황기를 맞아 사업 영역과 지역·외형을 동시에 확장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해저케이블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대한전선은 북미, 유럽, 중동 등 주요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해 글로벌 케이블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재 송전망의 70% 이상이 25년을 초과한 북미 지역에서 기존 경쟁력을 기반으로 교체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신재생 발전으로의 전환 속도가 빠른 유럽에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적극 선보인다.

아울러 오는 2026년까지 사업 영역과 지역·외형 확장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해저케이블과 HVDC 케이블 등 첨단 기술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재생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미국, 중동 등에 해외 생산 거점을 추가하고 시공 법인도 지속해 늘릴 방침이다.

무엇보다 회사의 신성장 동력인 해저케이블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대한전선은 강조했다. 업계는 2025년 해저케이블 수요가 지중케이블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데 가격도 지중케이블 대비 약 40%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약 9400억원을 쏟아붓는다. 먼저 약 2200억원을 투입한 해저 1공장은 올해 3월 1단계 설비를 완비하고 2025년 1분기 2단계 공장까지 준공해 내부망, 외부망 생산 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해저 2공장은 7200억원의 투자비로 2027년 상반기 건설 완료를 목표로 계획 중이다. 345㎸ 외부망과 525㎸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2공장까지 완비되면 대한전선은 동량 기준 연간 1만8000MT의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해저케이블 시공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이미 국내 최고 사양의 포설선(CLV)을 매입한 상황이다. 턴키(일괄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선박 운영 관련 사업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선박 용선 사업, 포설 PM(사업관리) 수행 등 단계별로 사업 확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대한전선 제공]

아울러 대한전선은 미국 서부권 수성과 함께 동부권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500억~600억원을 투입해 현지 케이블 공장 또는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지 파트너 기업과 합작해 생산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며 유럽에서도 현지 업체 M&A(인수합병) 또는 공장 매입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망 시장이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증가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호황기를 맞았다”면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여러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기업·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대한전선은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인 78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매출(2조8456억원)도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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