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몰디브, 中조사선 정박 허용…印 외교 갈등 ‘빨간불’

중국 시진핑 주석과 몰디브 공화국의 모하메드 무이주 대통령이 지난 10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회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친중국 행보'를 이어가는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중국 해양조사선의 정박을 허용하면서 인도와의 외교 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몰디브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외교적 요청을 받고 중국 해양조사선 샹양훙 03호의 정박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샹양훙 03호는 말레 항에서 승선자 교체와 필요 물품 보충을 할 것이라며 정박 기간에 어떠한 조사 활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은 이 선박의 몰디브 도착일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어 몰디브는 우호국 선박들의 정박을 늘 환영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민간이나 군용 선박에 의한 평화적 목적의 정박을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샹양훙 03호는 당초 스리랑카 항에 정박하려 했으나 거부당한 뒤 몰디브로 향하게 됐다. 몰디브에는 2월 첫째 주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몰디브 정부의 이번 결정은 샹양훙 03호가 몰디브에 정박하면 해양조사 외에 군사적 목적의 자료도 수집할 수 있다고 인도 측이 우려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친중 성향의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의 취임 이후 불거진 몰디브와 인도간 외교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이주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국에 주둔하고 있는 인도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달 초에는 몰디브 고위 관리들이 몰디브 북쪽 인도 섬을 방문해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영상에 댓글을 달며 온라인상에서 조롱함으로써 인도에선 몰디브 관광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다.

인도 정부는 몰디브 외교부의 이번 성명 발표와 관련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인도는 또 다른 이웃 국가인 스리랑카에 중국 해양조사선이 정박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해왔다. 스리랑카는 최근 모든 해양조사선의 자국 항 정박을 1년간 중단한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인도 측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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