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힘스 전경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현대힘스가 2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올해 조선업 회복 사이클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갑진년 2호 ‘따따블’(공모가의 4배)이 될지도 관심이다.
현대힘스는 2008년 4월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이 현물출자해 설립됐다. 선박 앞뒤에 들어가는 곡선 모양의 블록(선박 구성틀) 제조가 주력이다. 이 부분 점유율은 2022년 기준 29%로 1위다. 2019년부터는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허큘리스홀딩스가 최대주주(지분75%)로 올라섰다.
공모물량(870만7000주) 중 40%(348만3000주)는 허큘리스홀딩스의 구주매출이다. 다만 제이앤PE와 HD한국조선해양은 상장에 앞서 의무보유 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다. 허큘리스홀딩스가 보유한 현대힘스 주식은 상장 규정상 6개월만 의무 보유하면 되지만, 자발적으로 늘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다.
현대힘스는 HB인베스트먼트, 포스뱅크와 함께 2호 따따블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 모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힘스 공모가는 희망범위(5000원~6300원) 상단인 7300원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청약 증거금으로 9조7821억원이 몰렸다. 1호 사례는 전날 상장한 원자력발전 계측제어설비 정비 전문기업 우진엔텍이다. 거래 첫날 공모가(5300원) 대비 4배 오른 2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힘스는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영향을 받아 매출의 90% 이상은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의존한다. 두 업체는 2026년까지 생산 물량을 확보한 상태며, 올해부터 조선업이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으로 업황 기대감도 크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LNG운반선 수주 증대가 기대되고, 이전 조선업 호황기 시절 선박들의 교체시기도 접어들고 있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조선 업황 회복으로 사외제작 물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동사(현대힘스)의 선제적 생산능력(CAPA) 증설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현대힘스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 367억원을 토대로 900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연료탱크 공장 설비에 나선다. 35척 분량의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운반·연료 탱크 제작을 준비하며 올 4분기 착공에 들어간다. 2026년 4분기부터 생산이 본격화할 예정이며 이부분 매출은 2027~2028년 1000~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힘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343억원,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8.7%, 288.8% 증가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점을 감안하면 적격한 원매자 등장 시 추후 현대힘스 지배구조는 변경될 수 있다. 2019년 당시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기 위해 현대힘스를 매각했지만 결국 인수는 불발됐다. 조선업계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현대힘스를 재인수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