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에 출마를 선언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지난 17일 오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30년 전 창업을 했던 안철수 의원이 스타트업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혁신을 고민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최근까지 혁신 기업에 몸 담았던 저와 말이 통할 것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현 지역구이자 더불어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에 출마를 선언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공채 당직자로 정치권에 입문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청년소통정책관을 지냈다. 이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 본부장에 이어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의 부사장을 맡아 화제를 낳았다. 여 전 정책관은 자신의 이력을 열거하며 “분당갑에 가장 필요한 국회의원은 정치를 잘 아는 부동산·IT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국회의사당 앞 한 카페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여 전 정책관은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판교의 10년 후, 20년 후를 디자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첫 번째로 내세운 공약은 ‘판교구 신설’이다. 여 전 정책관은 “성남시 분당구에 속한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을 ‘판교구’로 승격 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 도시, 즉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했다.
여 전 정책관은 1기 신도시 분당의 부동산 재건축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30년 이상 노후화 된 분당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부동산의 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라며 “아파트 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노후 된 분당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여 전 정책관은 민주당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민께서 민주당이 혁신하고 있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동산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며 “부동산을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이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은 국민들의 자산이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화인데, 이를 재화로 인정하지 않고 이념적으로 바라보는 점을 고쳐야 한다”며 “부동산을 시장으로 인식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에 출마를 선언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지난 17일 오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
그간 여 전 정책관은 민주당 주류 세력인 ‘586 운동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그는 민주당이 ‘친기업적’ 마인드를 가져야만 혁신산업의 부흥을 도모하는 ‘미래정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 전 정책관은 “민주당에서 기업과 산업을 이해하고 논의하는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을지로위원회를 비롯한 86운동권의 세계관을 강하게 비판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민주당에는 기업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주체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시대가 변했다”라며 “기업의 생산성이 얼마나 많이 일하느냐와 직결된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말했다.
여 전 정책관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미래 산업인 IT에 친화적인 정당으로 남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대한민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T업계에서는 민주당은 혁신을 멈춘 정당, 국민의힘은 뒤로 가는 정당이라고 평가한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며 “미국 IT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느냐”고 했다.
본선에 진출하면 상대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철새 이미지가 강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여 전 정책관은 “분당갑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대권 주자인 안 의원이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특히 연속성이 중요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저는 주민들과 밀접하게 접촉하며 함께 분당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업계 선배이기도 한 안 의원의 경력에 대해선 “안 의원이 스타트업을 코칭한다면 그 기업은 망할 것”이라며 “30년 전 창업을 이루셨던 때와 지금의 업계는 너무나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IT 산업의 트랜드에 대한 이해만큼은 제가 여의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