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1월 미국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 블랙프라이데이 풍경 [AF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연말 소비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은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서도 지난해 연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대 중반의 성장을 이뤘다.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3.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를 1.3%포인트나 웃돈 수치다. 2023년 연간 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및 연간 성장률 모두 1%대 후반대 언저리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미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압박 속에서도 지난해 3분기 4.9%라는 이례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들어서도 3%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탄탄한 회복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보면 개인소비가 4분기에도 2.8% 증가하며 경제 전반의 성장을 견인했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4분기 1.91%포인트에 달했다.
민간투자 증가율은 3분기 10.0%에서 4분기 2.1%로 둔화했다. 민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도 3분기 1.74%포인트에서 4분기 0.38%포인트로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재고투자 감소가 민간투자 둔화의 주된 요인이 됐다. 4분기 재고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0.07%포인트로 3분기의 1.27%포인트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3분기 이례적으로 컸던 재고투자 증가가 4분기에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란 전문가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주택투자 증가율은 3분기 6.7%에서 4분기 1.1%로 하락했지만,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작년 4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높은 금리 수준과 민간저축 소진, 학자금 대출상환 재개 등 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소비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전문가 예상이었다.
그러나 견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연말 소비시즌에 나타난 깜짝 소비가 4분기 들어서도 3%대의 강한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4분기 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강한 침체와 대규모 실업을 초래하지 않고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예상 밖 경기 호조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후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