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메이시스백화점. [사진=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정체돼 있던 미국인들의 경제 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현재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비영리 조사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의 28%가 현재 경제 상황을 ‘우수’ 또는 ‘양호’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같은 조사 당시보다 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경제 인식 개선은 주로 민주당원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미국인들 사이에서 이뤄졌다. 민주당원·민주당 성향 무소속 응답자 가운데 44%가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는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무소속 응답자 중에는 13%만 경제가 좋다고 응답했다.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 비율은 2022년 이후 최고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낮은 상태다. 2017년 이후 줄곧 30%를 웃돌며 2020년 1월 57%까지 상승했던 긍정 응답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같은 해 4월 23%로 급락한 이후 20%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인들은 현재 상황뿐 아니라 올해 경제에 대해서도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1년 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4월 46%에서 이달 33%로 떨어졌다.
미국인들의 경제 인식이 개선된 데에는 물가 상승률 둔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들은 식품 및 소비재 가격과 주거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면서도 휘발유 및 에너지 가격,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대해선 전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휘발유 및 에너지 가격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은 해당 기간 60%에서 51%로 9%포인트 낮아졌고,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는 26%에서 18%로 8%포인트 감소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인들이 경제에 더 낙관적 태도를 나타냈다”며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낮은 실업률을 이유로 꼽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는 저조한 성적을 이어갔다. 그의 국정 수행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전달과 동일한 33%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022년 4월 이후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8~29세 청년층의 지지율은 27%에 불과한 상황이다.
인종별로 보면 흑인의 지지율이 48%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아시아계(39%), 히스패닉계(32%), 백인(30%)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월 16~21일 미국 성인 514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