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선 모드에 들어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 슈피리어에서 열린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 및 바이드노믹스(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삼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는 한국 지도자에게 말했다. 삼성이라는 회사가 있지 않느냐고. 컴퓨터 반도체를 많이 만드니 미국으로 왔으면 한다고(미국에 투자하면 좋겠다고) 했다”며 “그들(삼성)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총 500억 달러(약 67조 원)가 여기 미국으로 유입돼 공장들을 지었다”고 말했다.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활용한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유치를 자신의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여분 간의 연설에서 이처럼 자신의 경제 관련 치적을 홍보하는 한편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중산층 강화를 통한 상향식 경제 정책을 편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자 감세를 통한 ‘낙수식’(trickle down·대기업과 고수익자의 수익 증가에 따른 혜택이 중산층 이하에게 흘러가게 하는 것) 경제정책을 폈다고 대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좋은 임금의 일자리를 해외로 보냈다”며 “임금 지출을 줄이고 제품을 수입하면서 미국의 일자리를 부정했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미국 경제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경제 성장은 더욱 강건하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성적표에서 취약점으로 거론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세계 주요 경제대국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을 잇는 기존 교량(블래트닉교)을 대체할 새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을 포함해 전국에 걸친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운송 프로젝트에 재정을 투입할 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실적에 대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자신과 트럼프 재대결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문가 예상을 상회한 미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2.5%)과 양호한 고용 실적에도 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유권자들로부터 경제 정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전환하려는 모습이다.
김영철 기자